중소·중견기업 家業상속 1000억까지 세금 안낸다

입력 2014-09-14 22:13   수정 2014-09-15 04:13

'명문장수기업' 대상

증여세 감면한도도 최대 200억으로 확대



[ 김주완 기자 ] 내년부터 사회·경제 기여도가 높고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중소·중견 기업의 가업 상속 공제 한도가 현행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확대된다.

또 해당 기업 대주주가 가업 승계를 목적으로 자녀에게 회사 주식을 증여할 경우 주식가액의 최대 200억원까지 증여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14년도 세법개정안’에는 없었지만 지난 2일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시 참석 기업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정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명문장수기업’으로 인증받은 중견·중소 기업의 오너가 자녀에게 기업을 상속할 경우 상속 재산총액의 1000억원까지 공제해주기로 했다.

가업 상속 재산총액이 1000억원 이하이면 상속자(자녀)는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현행 가업상속공제 요건인 △상속인 나이(만 18세 이상) △상속 개시일 전 2년 이상 상속인(또는 배우자)의 가업 종사 △상속세 신고 기한부터 2년 내 상속인(또는 배우자)의 대표 취임 △가업 승계 후 1년 이상 휴업·폐업 금지 등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내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기업의 기준을 연매출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명문장수기업은 30년 이상 존속해오면서 지역 경제·사회 공헌도가 높은 기업을 뜻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명문장수기업 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청이 오는 24일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고용 증가율, 매출 증가율, 사회 공헌도 등을 따져 명문장수기업을 정할 계획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장기간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고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의 각종 가업 승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중기청은 1000여개 기업이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또 명문장수기업에 한해 증여세 과세에 대한 특례 적용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해당 기업의 오너가 가업 승계 목적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할 경우 5억원은 공제한 뒤 30억원까지 10%, 30억원 초과분부터 200억원까지 20%의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증여세 관련 일반 세율은 10~50% 수준이다. 예를 들어 주식 200억원어치를 증여할 경우 지금은 80억9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31억40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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