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엽 금융부 차장 kecorep@hankyung.com
[ 백광엽 기자 ]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상식입니다. 맡긴 돈을 활용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넘겨주는 데 따른 대가라고 생각하면 무방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상식을 깬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했습니다. 은행이 저축한 사람에게 이자를 주지 않고 오히려 보관료를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중은행들이 맡기는 자금에 대한 금리를 연 0%에서 -0.1%로 전격 인하했습니다. 돈을 쌓아 두지 말고 운용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경기부양에 나서라는 뜻이 담긴 조치라고 하는군요.
일반 은행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고시하면 바로 ‘뱅크런’이 발생하겠지요. 맡긴 돈을 찾아 자신이 보관하려는 예금자들이 은행 창구로 밀려드는 사태입니다. 하지만 ECB의 마이너스 금리는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은행들이 의무적으로 일정액을 중앙은행에 맡겨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ECB가 수표를 발행하지 않는 탓에 막대한 예금을 전부 현찰로 찾는 것도 불가능하지요.
민간은행에서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등장은 초저금리시대의 도래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은행들의 주력 예금과 적금금리가 속속 연 1%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연 1% 금리는 은퇴자들에게 공포 그 자체일 겁니다. 실제로 신문사로 전화해 걱정과 불만을 전하는 독자들도 많습니다. 은퇴에 대비해 연금과 저축을 설계했는데도, 모든 준비가 물거품이 됐다는 탄식이 적지 않습니다. 금리가 너무 내린 탓에 안락한 노후는커녕 기본적인 생활 유지도 힘들어졌다는 하소연입니다.
“은퇴 후 이자수입 등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수백만명일 텐데 사회안전을 위해서라도 저금리정책을 제고해야 한다”던 독자의 제언이 특히 가슴에 남습니다. 연 1%대로 추락한 초저금리 대처법은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달 베터라이프가 연 1% 금리 대처법을 고민해 본 이유입니다.
백광엽 금융부 차장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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