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입찰 D-DAY…차분한 삼성 '승자의 저주 피하라'

입력 2014-09-17 09:02   수정 2014-09-17 09:11

토지 7만9341.80㎡, 건물 9만7260.78㎡, 감정가 3조3346억 원
강남 마지막 대단위 노른자땅 한전 누구 품으로




[ 김민성 기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512. 토지 면적 7만9341.80㎡, 건물 9만7260.78㎡, 감정가 3조3346억 원, 강남의 마지막 대단위 노른자땅.

새 주인을 기다리는 한국전력기술의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개요다. 매각 경쟁입찰 마감일인 17일 오전 유력 낙찰 후보 중 하나인 삼성그룹은 평상시와 다름 없이 차분한 분위기다. 입찰 참여 자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정기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주요 임원들도 입찰 여부 및 가액을 묻는 기자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은 입찰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웃음만 지었고,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모르겠다"고만 했다.

낙찰 유력후보군은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이라는게 정설이다. 3조원이 넘는 대형 매물을 사들일 '실탄'을 보유한 몇 안되는 큰손이기 탓이다.

이미 참여를 공개적으로 밝힌 현대차그룹은 전날 입찰 서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그룹은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매각공고 당시 "검토 뒤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뒤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비공개 입찰 전담조직을 꾸려 입찰 검토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후 4시 마감 입찰에 공식 참여하면 관련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겠다"라고만 확인했다.

삼성이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최고가 낙찰 인수전의 최대 함정으로 불리는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경쟁 상대를 낙찰가 및 기싸움 측면에서 자극하다가 낙찰가만 오히려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이 지난달 29일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부지를 팔겠다는 공고를 인터넷공매시스템 온비드에 내면서 인수전은 막이 올랐다.

지상 22층·지하 3층 규모인 본관동과 별관동, 후생동, 경비실, 온실 및 휴게시설,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건물은 8개. 테니스장 및 산책로, 분수대를 포함한 구축물 수도 상당하다. 부지 내에 심어놓은 수목 및 지피류도 60종, 개체수는 모두 11만5238 개에 달한다.

낙찰자 결정 방법은 2인 이상 유효 입찰자 중 매각 예정가격 이상 최고 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찾는 것이다. 공식 인수는 온비드 사이트 대표회원으로 지정된 자가 법인을 대리해 진행한다.

단 조세포탈 유무확인 서약이 필요하고, 특수조건으로 청렴계약 이행서약서에 동의해야한다. 자유경쟁 입찰인만큼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아야 하고, 조세포탈 등 불법을 저지른 기업은 입찰 자체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낙찰 받더라도 2년 내에 조세포탈 등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계약 해제 및 해지 등 통보를 받을 수 있다.

개찰 일시는 하루 뒤인 18일 오전 10시, 개찰 장소는 한국전력공사 본사이전추진처 인허가팀 입찰담당자의 컴퓨터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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