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덴마크가 인정한 청년 기업가정신

입력 2014-09-17 20:49   수정 2014-09-18 05:45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지난 1일 코펜하겐에서 ‘한·덴마크 창업기업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다. 덴마크는 선진 낙농업국가, 바이킹의 후예, 안데르센 동화로 친숙한 나라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영국 라이세스터대), ‘기회형 창업 세계 1위’(GEM·글로벌 창업 모니터), ‘기업하기 좋은 환경 5위’(세계은행)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덴마크는 바이킹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진취적 기상에 촘촘한 사회보장제도 등으로 창업 실패의 안전망이 잘 구축돼 있다. 외국 기업도 부동산, 금융, 세제 등에서 자국 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법인세율도 2016년까지 22%로 내릴 계획이어서 유럽 최고의 기업가정신은 유지될 전망이다.

필자는 10여년 전 덴마크 정부가 모니터그룹을 통해 수행한 ‘전 세계 기업가정신 연구’에 한국 전문가로 참가한 적이 있다. 덴마크 정부는 그 연구를 계기로 기업가정신을 ‘기업의 진입과 퇴출 및 고성장 기업의 창출’이란 관점에서 접근하고, 2015년까지 세계에서 성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이 육성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 범정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런 덴마크 정부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을 확대하고 있고, 창업기업도 대거 육성 중이다. 덴마크공대 보육센터는 창업기업 206개를 보육 중이다. 덴마크의 창업기업 수는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늘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기회형 창업 비중도 2005년 65%에서 2012년 71%까지 커졌다.

덴마크의 이런 성과는 ‘창조경제’를 지향하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달 초 중소기업청이 덴마크 고등교육과학부 및 기업성장부와 각각 체결한 ‘글로벌 창업 및 벤처 육성 분야 양해각서(MOU)’는 덴마크의 선진적 창업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부는 청년들이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것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번 덴마크 현지 창업기업 네트워킹 행사에 참가한 한국의 청년 창업가들에게서도 희망을 볼 수 있었다. 3차원(3D) 프린터 회사 ‘로킷’, 클라우드 기반 자동 제어장치를 개발한 ‘대단’, 제품의 창의성·시장성을 인정받아 덴마크공대 보육센터가 무료 멘토·보육에 나서기로 한 ‘강&박 메디컬’ 등 창업기업 하나하나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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