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영화 제작 투자 유통 등 각종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6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김의석 위원장의 임기가 지난 3월 말로 끝나 행정 공백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17일 영화계 관계자는 “영진위가 지난 6월 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임 위원장 최종 후보로 한상준 전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56)과 오명철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59) 등 두 명을 추천했지만 3개월째 임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유진룡 전 장관이 면직되면서 결정이 미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취임한 김종덕 신임 문체부 장관도 여전히 영진위 위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영화제작가협회 등 10개 단체는 두 후보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반대 성명도 발표했다.
영진위의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영진위가 소유한 132만㎡ 규모의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제때 매각되지 않으면서 폐가처럼 변했다. 지난해 영진위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신사옥과 촬영소 건립에 드는 1134억원(사옥 621억원, 촬영소 470억원, 이전비 등 43억원)을 홍릉 사옥과 남양주종합촬영소 매각대금으로 조달하기로 했지만 홍릉 사옥(165억원)만 매각된 것. 영진위는 부산에서 사옥 없이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티켓 가격의 3%를 적립해 다양성 영화 등에 지원하는 영화발전기금도 오는 12월 말께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기금을 2021년까지 연장하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대작이 스크린을 전체의 60%까지 점유하면서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목소리도 크다.
중국 시장 진출 등 영화 수출 전략과 정책 수립도 늦어지고 있다. 콘텐츠 분야의 지난해 수출액은 게임 29억3000만달러, 음악 2억4800만달러, 방송콘텐츠(드라마 등) 2억4200만달러, 애니메이션 1억2400만달러인 데 비해 영화는 6600만달러에 불과해 영화 수출 진흥책 수립이 절실하다.
영진위 조직의 불안정과 기강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직원들은 신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간부들은 저마다 정치적 연줄을 찾고 있다는 말이 영화계 곳곳에서 들린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영진위는 지금 식물인간처럼 공적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수장을 빨리 임명해 현안을 하나씩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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