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 조기인상론 차단…시장선 "금리인상 2015년 중반 이후"

입력 2014-09-18 21:52   수정 2014-09-19 03:48

"고용시장 완전 회복 안돼" 비둘기파 기조 일단 유지
2015년 금리 평균 전망치는 높여…인상 시작땐 속도 빨라질 듯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우선 FOMC가 지난 3월부터 써온 금리정책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바꾸지 않았다.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에서 단 한 자도 고치지 않았다. 일부 ‘매파’ 위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상당 시간’이란 표현을 삭제해야 Fed가 좀 더 유연하게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문구의 삭제 또는 수정은 조기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여겨져 왔다.

댄 그린하우스 뉴욕의 BTIG 증권사 수석 전략가는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이 삭제되거나 바뀔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FOMC는 매파 기조로 돌아서지 않고 비둘기파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기는 2015년 3월보다 6월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장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섣불리 예단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상당 기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의 질문을 받고 “달력 상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기계적인 해석은 없다”며 “상당히 조건적이고 FOMC의 경기판단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 시기는 향후 경제지표에 달려 있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이 점을 명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옐런 의장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 차단한 건 아니다. 그는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FOMC 성명서와 옐런 의장이 고용시장을 평가한 대목에서는 ‘비둘기파’ 적인 색채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고용시장 상황이 한층 더 개선됐다면서도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노동인력이 아직 상당히 남아 있다. 고용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기자회견 때 표현 그대로였다. 금리정책에 관한 옐런 의장의 큰 그림이 바뀌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FOMC의 비둘기파 적인 정책기조에도 불구하고 FOMC 위원들이 전망한 2015년 말 기준금리(평균)는 지난 6월의 연 1~1.25%에서 연 1.25~1.50%로 높아졌다. 2016년 말 예상치도 연 2.50~2.75%에서 연 2.75~3.0%로 올라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FOMC가 단기적으로 매파 관점을 유지했지만 금리 인상이 시작된 뒤에는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FOMC는 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의 2.1~2.3%에서 2.0~2.2%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0~3.2%에서 2.6~3.0%로 하향 조정했고, 2016년 성장률 전망치도 2.6~2.9%로 내렸다. 성장률이 3년 연속 3% 미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1990년대엔 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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