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렉서스 요람 미야타 공장 가보니…0.1mm 오차 잡아내는 '품질 공작소'

입력 2014-09-19 08:19   수정 2014-09-19 12:40

NX, ES 등 총 7개 차종 연간 35만대 생산
차량 한 대 검사 항목만 5000여개



[ 최유리 기자 ]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렉서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NX가 검사 파트로 이동하자 작업자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검사원은 손으로 차량 도어, 주유구 등 차체의 각 부품들이 맞물린 틈새를 훑는다. 틈의 폭이 균일한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장갑을 꼈지만 검사원의 숙련된 감각은 0.1mm 오차를 잡아낸다.

검사원들의 손길을 거친 후에는 날카로운 시선을 통과할 차례. 수십 개의 형광등이 켜진 작업 라인에서 검사원들은 차량 바디에 흠집이 있는지 찾아낸다. 도장 과정에서 들어간 미세한 먼지도 검사원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일본 후쿠오카현에 위치한 도요타 큐슈의 미야타 공장은 오감으로 0.1mm 오차를 잡아내는 '품질 공작소'다.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전용 공장인 만큼 품질 테스트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이다. 차량 한 대가 거쳐야 하는 검사 항목만 5000여개에 달한다.

차체 틈새의 균일도를 평가할 때 차량은 S, A, B, C 등 총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오차가 0.1mm 이내면 S등급, 0.2mm 이내면 A등급을 받는다. S와 A등급에 속하는 차량만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

스기야마 신지 생산총괄 전무는 "로보트는 자동차의 다양한 형상에 맞춰 품질을 검사하기에 한계가 있다" 며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빠르다"고 강조했다.

미야타 공장이 고(高)품질을 보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트레이닝 센터가 있다. 생산 파트에 적합한 작업자를 키워낼 뿐 아니라 직급이 올라갈 때마다 꾸준한 훈련으로 기술력을 향상시킨다는 설명이다.

트레이닝 센터 관계자는 "'제조는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라는 마인드로 기술자를 키워낸다" 며 "미야타 공장의 높은 품질은 철저한 교육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풀이했다.

엄격한 품질 기술을 바탕으로 미야타 공장은 렉서스 생산의 요람이 됐다. CT, ES, RX 등 총 7개 차종을 연간 35만대 가량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팔리는 렉서스 모델도 미야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수출 비중도 늘어났다. 총 생산량 중 아시아로 보내는 물량 비중은 2006년 5%에서 지난해 30%로 증가했다.

미야타 공장은 최근 렉서스의 신형 모델인 NX가 출시되면서 더욱 바빠졌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렉서스 모델 중 NX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기야마 전무는 "NX에 대한 초기 반응이 뜨거워 물량이 부족한 상황" 이라며 "공장 가동률이 97%에 육박하고 있지만 NX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쿠오카현=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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