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 제임스 본드 시계가 스마트워치로 바뀔 날은…

입력 2014-09-19 21:30   수정 2014-09-20 04:03

이승우 기자의 디지털 라테


[ 이승우 기자 ] 영화 ‘007 시리즈’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상징과도 같은 액세서리는 손목시계다. 숀 코너리가 본드 역을 맡은 첫 007 시리즈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초창기 본드의 시계는 줄곧 롤렉스 스테디셀러 ‘서브마리너’였다. 1977년 ‘나를 사랑한 스파이’부터 네 편에선 일본 세이코 시계를 찼다. 다시 롤렉스로 바꾼 본드는 1995년 ‘골든아이’부터 오메가 ‘시마스터’를 착용했다. 최근작인 ‘스카이폴’에서도 이 시계를 볼 수 있다.

시간 확인보단 ‘패션 아이템’

본드의 시계는 특수한 기능이 있다. ‘골든아이’에선 레이저빔을 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네버다이’에 등장한 시계에는 다이너마이트 폭발 조절 장치가 있었다.

물론 이런 기능은 영화의 설정일 뿐 실제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메가 ‘시마스터’ 모두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에 충실하다. 다른 시계도 마찬가지다. 중력으로 인한 시계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장치인 ‘투르비용’이 내장된 수억원을 호가하는 기계식 시계든 길거리 가판대에서 산 쿼츠로 구동되는 몇천원짜리 전자시계든 현재 시간이 나온다는 점은 같다.

사실 대다수 사람이 휴대폰을 갖고 다니는 상황에서 손목시계는 별다른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시계를 차는 가장 큰 이유는 유용한 액세서리기 때문이다. 본드에게도 마찬가지다. 그의 오메가 시계는 값비싼 브리오니 정장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셈.

스마트 워치 경쟁자는 기존 손목시계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는 스마트 워치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시작으로 LG전자 ‘G워치’, 모토로라 ‘모토 360’, 최근 애플이 발표한 ‘애플워치’까지 신제품이 줄줄이 쏟아져나왔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업계에선 스마트 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최근 내년 세계 스마트 워치 시장이 올해보다 300% 성장한 2800만대 규모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마트’란 수식어가 붙은 만큼 이들 제품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나 메시지가 온 것을 알 수 있고 각종 센서를 통해 건강 정보도 체크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의 1차 경쟁자는 다른 스마트 워치가 아니다. 19세기부터 사람들의 손목을 차지하고 있는 손목시계다. 애플 워치의 발표에 앞서 애플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시계 산업은 곤경에 처하게 될 것(Switzerland is in trouble)”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사람들이 원형 손목시계에 더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해 원형 스마트 워치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만이 “스마트 워치는 시계가 아닌 기계”(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란 입장이다.

스마트 워치의 단점은 ‘까만 화면’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 워치의 가장 큰 단점은 화면이다. 시계 디자인의 핵심은 시계판의 숫자와 바늘의 조화. 디지털 시계라도 해도 시계판 구성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는 시계를 찬 사람이 손목을 들어 화면을 보지 않는 이상 새까만 화면만 보인다. 각사 제품의 사용자환경(UI)이 다르고 한 제품에서도 다양한 시계 디자인을 설정할 수 있지만 화면이 꺼져있다면 무용지물이다. 화면이 켜지기 전까지는 각 회사의 스마트 워치가 다들 비슷하게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나만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액세서리로서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본드의 손목에 롤렉스나 오메가 시계 대신 스마트 워치의 까만 화면이 보인다면 얼마나 어색할까.

일부 제품은 항상 화면을 켜놓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문제는 하루를 넘기기 힘든 배터리 수명 탓에 무작정 화면을 켜놓을 수 없다는 사실. 배터리 한계만 극복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지만 배터리는 다른 전자 기기보다 발전 속도가 느린 분야다. 스마트폰은 크기를 키워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라도 있지만 손목시계는 이조차도 한계가 있다. 스마트 워치가 본드의 손목을 차지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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