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천송이 코트'에서 비롯된 모바일 간편결제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증시에선 모바일 결제 트렌드 변화를 적극 반영하며 한국사이버결제, 한국정보통신, 나이스정보통신 등이 상장 이래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원클릭(One-Click)' 결제가 가능해지면 한국사이버결제, LG유플러스, KG이니시스(PG, Payment Gateway)와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VAN, 부가가치통신망) 그리고 위치 기반 서비스 업체와 카카오 플랫폼 입점 업체 등이 꾸준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 '전자상거래 결재 간편화 방안' 등 시행 첫달…PG·VAN 상장기업 '주가 랠리'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정부의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와 액티브X 의무사용 폐지 등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에 이어 이달부터 PG가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표준약관이 개정, 시행된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원클릭'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PG사가 고객의 카드 인증정보를 갖게 되면 상품 주문 후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PG사는 신용카드사 등으로부터 결제대금을 지급받아 일정 수수료를 확보, 수익을 낸다.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인 카카오도 지난 5일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시장에 내놓고 뜨거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곳의 결제솔루션은 LG CNC가 제공하는 엠페이(Mpay)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보다 앞선 4일 PG와 VAN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지분 약 30%), 돌연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NHN엔터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가 간 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상태다.
한국사이버결제는 PG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 KG이니시스와 함께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VAN시장 점유율은 약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한국사이버결제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장중 역대 가장 높은 가격대인 2만300원을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주가상승률은 약 75%에 달한다.
경쟁 PG사인 KG이니시스도 지난 3일부터 매수세가 몰리면서 본격 반등에 성공, 지난 18일까지 21% 이상 주가가 뛰어올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15일 연중 최고가(1만2750원)를 새로 쓴 데다가 8월 저점 대비 50% 이상 급등했다.
현대증권 임상국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PG사가 신용카드 저장을 원하는 경우 카드사와 약정을 통해 저장 또는 수집할 수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이 개정된 만큼 기술력, 보안력, 재무적 능력을 갖춘 PG사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한국정보통신·나이스정보통신 등 VAN 상장사 뒤따라 '꿈틀'
한국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 등 전문 VAN 상장기업들의 주가도 PG사 주가를 뒤따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곤 날마다 올랐고, 6300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76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기관의 '러브콜'을 받으며 7월부터 본격 반등에 나서 두 달여 만에 40% 가까운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VAN 기업의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역할은 가맹점의 관리업무다. 모바일 결제의 최근 경향이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확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선 가맹점 관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유진투자증권 최성환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모바일 결제가 인터넷 결제의 대체재로만 여겨져 인터넷몰과 같은 온라인 쇼핑에서만 이용이 제한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스마트폰에 NFC, QR 코드, 바코드 등의 기술이 탑재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시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클릭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가맹점에 대한 사실상 점유를 하고 있는 VAN사는 모바일 결제 인프라의 적극적인 확산 과정에서 역할이 증대될 수 밖에 없다"면서 "신용카드사와 수수료 대립 이슈 등을 해결할 때 그만큼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배달의 민족' 등 위치기반 서비스가 뜨는 이유도 간편결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최근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O2O(online to offline) 마케팅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 O2O 마케팅은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마케팅'을 뜻한다. 모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의 마케팅 방법인 셈이다.
VAN 사업자로는 유일하게 한국사이버결제가 '미스터통' 앱을 운영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오프라인을 포함한 국내 전체 상거래 시장은 온라인 커머스의 10배 이상으로 300조 원에 달한다"며 "이 거대한 시장이 앞으로 모바일 커머스의 잠재적인 시장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자회사 NHN엔터테인먼트와 옴니텔 등도 간편결제 시대와 관련해 눈여겨 볼 만하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을 바탕으로 NHN엔터의 커머스 서비스는 성공할 확률이 상당히 높고, 카카오 플랫폼 안에 '카카오 선물하기' 서비스에 입점한 옴니텔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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