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박' 中 알리바바, 22조 실탄 확보…눈독 들이는 韓기업은?

입력 2014-09-22 13:59   수정 2014-09-22 14:03

[ 이지현 기자 ]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국내에 뿌릴 '현금 다발'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서 22조 원의 현금을 확보하자 국내에 흘러들어올 '돈줄'의 흐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218억 달러(22조7701억 원)라는 기록적인 금액의자금을 조달했다. 주가는 38% 급등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 전부터 '수혜주 찾기'에 분주했던 투자자들의 초점이 '마윈 회장이 투자할 국내 기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 국내 중견 게임사 기대 만발…"알리바바 물밑 접촉 중"

마윈 회장은 "상장으로 벌어들인 돈을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공식적으로 한국 법인을 세운 알리바바는 국내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하며 점차 세를 불려나가는 중이다.

증권가는 알리바바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근간으로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도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의 모바일게임 업체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 모바일게임업계 전반으로 투자 논의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4월 국내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알리바바와 게임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현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올 연말을 목표로 상장 준비 중이다. 네시삼십삼분은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장 투자 가능성이 높은 중견 게임사들이 마윈 회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며 "알리바바코리아에서도 성장성 있는 게임사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을 기점으로 물밑서 진행되던 협상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 "라인 투자 가능성 충분"

국내 메신저 업체에 투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근엔 알리바바가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투자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네이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알리바바 투자설을 공식 부인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라인 투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알리바바는 현재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경쟁사인 텐센트에 밀리기 때문에 검증된 글로벌 메신저 투자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라인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라인은 유독 중국에서의 가입자 증가세가 느리고 중국 정부의 라인 접속 차단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가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라인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알리바바 상장으로 인한 국내 소프트웨어 주가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네이버와 다음의 외국인 지분율 변화는 알리바바 신규 상장 영향이라기 보다는 개별 이슈에 따른 변화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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