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공급…전력비축 시스템 시공까지…LG화학, 북미 최대 ESS단지 불 밝혔다

입력 2014-09-25 22:19  

미국 에너지 당국 발주
캘리포니아 풍력발전 사업에
32㎿h 용량 ESS 구축



[ 박영태 기자 ]
LG화학이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S 구축에 필수적인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ESS 시설을 직접 구축하는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LG화학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건카운티에 있는 테하차피 풍력발전 단지의 모놀리스 변전소에 ESS 구축을 끝내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준공한 ESS 시설은 시간당 32메가와트(㎿h) 용량으로 북미 최대 규모다. 100가구가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가 지구 3바퀴(12만㎞)를 돌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이 시설은 인근 지역의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지난해 5월 미국 에너지부와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인 SCE가 발주한 300억원 규모의 ESS 구축 사업을 수주한 뒤 배터리 공급은 물론 시스템 구축과 시공 등을 주도했다. 이 시설에 A4용지 3분의 2 크기의 배터리 셀 60만개를 투입했다. 전기차 2100대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맞먹는다.

LG화학은 이번 프로젝트가 ESS 시공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배터리업체 가운데 해외에서 전력변환장치(PCS), 시스템통합(SI) 등 ESS 시공 사업까지 수행한 곳은 LG화학이 유일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도 선점했다. 이번 사업이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부 주도로 이뤄진 국책과제여서 향후 풍력발전과 연계된 북미 지역의 ESS 실증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이번 ESS 완공은 배터리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ESS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쓸 수 있는 ES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조원에서 2020년 58조원 규모로, 연평균 5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초 ESS 설비 및 관련 제품의 제조를 사업 목적에 추가한 데 이어 충북 오창과 전북 익산 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인 30㎿h의 ESS를 구축해 지난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도 잇따라 따내고 있다. 최근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에너기퀼레가 브란덴부르크 펠트하임에 세우는 독일 최대 규모인 10.8㎿h의 ESS 사업에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지난 4월에는 독일 태양광업체 SMA의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 사업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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