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퇴직연금 리포트 (2) 미국인 노후 바꾸는 401K
[ 허란 기자 ] “한국도 장기 저금리 기조를 피할 수 없다. 안정성이 중요한 퇴직연금이라도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의 비중을 높여야 노년기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
마이클 팔콘 JP모간자산운용 퇴직연금부문 대표(사진)는 최근 뉴욕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팔콘 대표는 “미국 연금 제도를 지탱해온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이 무너졌고, 401K 같은 확정기여(DC)형도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다”며 “개인이 노후를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위험을 관리하도록 교육하는 게 정부와 사회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16년부터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일부 운용규제를 푸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 국민이 은퇴자산을 모을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근로자들은 401K 연금자산의 70% 이상을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때문에 금융위기와 같은 시기엔 은퇴자산이 쪼그라들 위험이 있다.
팔콘 대표는 “2008년 401K를 포함한 전체 은퇴자산 규모가 1년 만에 21%나 급감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어 큰 동요가 없었고 수익률도 곧바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요즘 미국에선 퇴직연금의 편입 상품 중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가 큰 인기다. 가입 초기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자동으로 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팔콘 대표는 “증시가 좋을 땐 좀 더 위험을 감수하고 좋지 않으면 다양한 자산배분 전략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퇴직연금의 94%가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치우쳐 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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