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代 사업체는 1년새 10만개 줄어
[ 김우섭 기자 ] 내수 침체 장기화로 폐점이 속출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자영업 창업 열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가운데 갈수록 퇴직자는 늘어도 재취업할 곳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에도 불구하고 20~30대가 운영하는 사업체 수는 1년 새 10만개 이상 줄어들었다.
○은퇴 후 1년 내 11% 창업
‘2013년 전국 사업체조사’에 따르면 50~60대 이상이 대표로 있는 사업체 수는 202만7000개로 전년보다 16만9000개 늘었다. 산업통계 분류상 자영업과 관련된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 수(9만2000명 증가), 숙박 및 음식점(7만5000명) 개인 서비스업 및 협회 단체(2만6000명) 종사자가 1년 새 19만3000명 늘어났다.
오삼규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퇴직 후 새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데다 비정규직 취업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영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정보원의 ‘자영업의 고용구조와 인력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남성이 은퇴 후 1년 안에 자영업자가 될 확률은 11%였다. 미취업 상태인 26세 이상 남성이 1년 안에 자영업자가 될 확률(4%)의 두 배가 넘는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베이비부머 세대의 돈벌이가 괜찮았던 것도 아니다. 전체 자영업자의 평균 연수입은 3515만원(2012년 기준)으로 정규직 근로자 평균(3488만원)보다 27만원 높았다. 그러나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연평균 수입은 4004만원으로 같은 연령대 정규직(4127만원)보다 오히려 123만원 적었다.
○청년 사업체는 10만개 줄어
반면 20~30대 창업자는 급감했다. 20~30대가 대표로 있는 사업체 수는 50만8000개로 전년보다 10만5000개 줄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20~30대가 운영하는 사업체 비율은 13.8%로 전년(17.1%)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지난해 벤처 설립 등 청년창업 촉진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사업체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성 종사자는 804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27만3000명) 늘어났다. 남성 종사자(1104만8000명) 증가율(2.3%)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 일자리는 주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78.6%)이었고 숙박·음식점업(64.1%), 교육서비스업(62.2%), 금융·보험업(53.9%)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정규직 근로자(1218만8000명)는 전년보다 5.3% 늘었다.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232만4000명으로 3.6% 줄었다. 오 과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상당 부분 이뤄졌고,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외국인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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