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한전 본사 터 인수 본계약 체결

입력 2014-09-26 21:11   수정 2014-09-27 03:45

3社 이사회 최종 승인…"현금유동성 충분"
"강남 땅값 연평균 9% 상승…미래가치 크다"



[ 박수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현대차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컨소시엄 3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10조5500억원에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이날 오후 한전 측과 본사 부지 매입을 위한 정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3사는 이와 관련, 지난 17일 열린 1차 이사회에서 입찰 참여를 결의한 데 이어 이날 2차 이사회에서 입찰 결과를 반영한 본계약 내용을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기업별 분담 비율은 현대차 55%(5조8025억원), 기아차 20%(2조1100억원), 현대모비스 25%(2조6375억원)로 정해졌다.

현대차컨소시엄은 한전과의 계약 직후 매매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납입했다. 잔금은 내년 1월25일과 5월25일, 9월25일 세 차례에 걸쳐 분납하게 된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입찰가 산정 근거와 △각 사별 자금여력 △미래가치 창출 방안 등에 대한 회사 측의 자세한 설명에 이어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진이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 대부분 2시간가량씩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조5500억원의 입찰가를 놓고 경제개혁연대 등이 제기해온 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사회를 두 차례 연 것은 일반 기업 매각 또는 부동산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상장법인들의 통상적인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입찰가격 결정 배경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지난 10년간 강남권 땅값이 연평균 9% 이상 오른 점 등을 고려해 미래가치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단순한 매입가보다는 향후 창출될 수 있는 미래가치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컨소시엄 3사의 현금 유동성을 고려할 때 자금 부담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현대차 측은 “현대차 3사의 현금성 자산에 여유가 있어 각 이사회에서도 한전 부지 인수 및 그룹 통합 사옥격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에 따른 자금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토지 인수 대금 10조5500억원과 취득세, 공공기여, 건축비 등을 모두 더한 사업비는 15조원을 웃돈다. 그렇지만 현대차 3사가 보유한 올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만기 3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은 현대차 17조6558억원, 기아차 5조7276억원, 현대모비스 6조1022억원 등 29조4856억원으로 두 배 수준이다.

그룹 관계자는 “연구개발(R&D)에 차질이 생기거나 필수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재 보유한 자금여력과 향후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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