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담 뺑덕’ 욕망과 집착의 실체

입력 2014-09-28 07:15  


[최송희 기자] 욕망에 눈이 먼 남자와, 집착에 눈을 뜬 그 여자. 그것은 정말 사랑이었을까?

영화 ‘마담 뺑덕’(감독 임필성)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고전소설 ‘심청전’을 비틀어,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본 뺑덕 어멈과 심학규의 이야기다.

동네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속속들이 꿸 정도로 작은 마을. 낯선 이의 등장조차 뉴스거리가 되는 지방 소도시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여대생과 스캔들에 휘말려, 지방으로 좌천당한 문예창작과 교수 심학규(정우성).

그는 ‘재미’라고는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마을에 “취미를 붙이”려, 놀이동산 매표소에서 일하는 순진한 처녀 덕이(이솜)과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덕이는 점차 그에게 의지하게 되고, 점점 더 커지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게 된다.

덕이의 짙어지는 사랑에 부담을 느끼던 심학규는 마침 교단에 복직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서둘러 마을을 떠나게 되고, 덕이는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는 말로 그를 잡아보려 한다. 하지만 그는 우울증에 걸린 아내와 딸,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덕이를 희생시킨다.

그리고 8년 후. 교수로서, 작가로서 승승장구하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심학규의 앞에 의문의 여성이 등장한다. 점점 눈이 멀어져 가는 심학규는 의문의 여성에게 의지하게 되고, 그와 얽히며 위험한 운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담 뺑덕’은 고전 ‘심청전’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작품은 주변인물에 불과했던 심학규와 덕이를 전면으로 내세웠고 두 사람의 치정 멜로로 극을 완성하고자 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다른 색감은 런닝타임 111분을 이끌어나가는 힘이 된다. 거기에 정우성과 이솜이 만들어내는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분위기는 ‘마담 뺑덕’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

아쉬운 점은 다소 빈약한 스토리와 매끄럽지 않은 전개는 두 사람의 욕망과 집착에 대한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는 것. 영화의 장점인 미장센 역시, 근사한 겉치레 정도로 느껴진다. 허술한 뼈대를 가진 탓에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불안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심학규와 덕이 그리고 청이라는 인물로 하여금 욕망과 집착에 대한 깊이 보다는 원형만 남게 한다는 평.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담 뺑덕’은 정우성, 이솜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욕망이라는 본질이 가진 질감을 이용해 ‘마담 뺑덕’만의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남자 심학규와 순진한 처녀에서 팜므파탈의 여인으로 변모하는 정우성과 이솜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치열하고 농밀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로를 원망하고 증오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남녀. 그 순간마저도 사랑이었음을 보여주는 두 배우의 연기도 눈 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내달 2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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