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강남·노원구 집값 가장 많이 올라
2000만~3000만원 '껑충'…매물 회수도
[ 김보형 / 김진수 기자 ]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전용면적 65㎡는 지난 4일 5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달 19일 같은 아파트 실거래가 5억6000만원보다 2주일 새 3000만원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와 ‘리센츠’ 등 준공 10년차 안팎의 일반 아파트 실거래가도 2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지난 주말 문을 연 ‘위례 자이’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등 전국 15개 모델하우스에는 내방객이 35만여명에 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 청약을 받은 부산 ‘개금역 금강펜테리움더스퀘어’ 등 주요 단지는 평균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9·1 부동산 대책’ 발표 한 달째를 맞는 주택시장이 가을 이사철 성수기와 맞물려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오르고…주택 거래 늘고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전달보다 평균 0.4% 올라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목동이 속해 있는 양천구가 1.15% 올랐다. 강남구(0.67%)와 노원구(0.63%) 서초구(0.58%) 송파구(0.45%) 등 노후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상승폭도 컸다.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 11단지 전용 51㎡는 지난 1일 3억3000만원에 거래돼 전달 실거래가보다 2500만원 올랐다. 신정동 소망공인 관계자는 “집을 사겠다는 매수자가 늘어났지만 추가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는 소강 상태”라고 전했다.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거래량도 늘어나고 집값 상승폭도 커지는 추세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260건으로 지난 7월(6157건) 이후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파트값 상승폭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9·1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 주에 0.11%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추석 연휴 주간 0.13% 상승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0.15%로 상승폭을 키웠다.
○전국 모델하우스 ‘인산인해’
이달 서울 강남권과 위례신도시 등에서 200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6만여가구가 공급된다. 신규 분양시장은 회복을 넘어 투기를 걱정해야 할 분위기다. 19일 개관 이후 사흘간 서울 반포와 세종 등 전국 15곳 모델하우스에 30만명의 예비 청약자가 다녀갔다. 26일 문을 연 위례와 서울 서초 등 15곳 모델하우스에도 사흘간 35만명에 달하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렸다.
앞서 분양한 단지의 분양권에 최고 1억원에 달하는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는 방문객이 4만명에 달해 두세 시간씩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도 30여개가 자리를 폈다. ‘제주 강정지구 중흥S-클래스’ 모델하우스도 주말 동안 1만2000여명이 찾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청약제도 개편으로 내년부터 1순위자가 700만명에서 1200만명으로 늘어나는 만큼 경쟁률이 치솟기 전에 청약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선행 지표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상승세다. 이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평균 입찰경쟁률은 16 대 1로,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수요자는 물론 낙찰 이후 전·월세를 놓으려는 투자자들까지 경매시장에 뛰어든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보형/김진수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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