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총선 공천 등 위기감…親朴 '국가경쟁력포럼' 세 결집
[ 은정진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의 ‘개국공신’인 친박(친박근혜)계에 비상이 걸렸다. 원내 및 외부위원 대다수가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로 구성된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29일 공식 출범하면서 집권 초 당권을 잡고 있던 친박계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주류였다가 이들과 거리가 멀어진 김무성 대표가 선출된 이후 ‘친박계가 몰락했다’는 얘기까지 나온 데 이어 일부 친박 의원 사이에선 ‘탈박이김(脫朴移金·친박에서 탈피해 김 대표 쪽으로 이동)’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친박 핵심들에 의해 공천을 받았던 19대 의원 가운데 일부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김 대표 쪽으로 말을 갈아타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친박 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대표가 비박계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혁신위원장으로 앉히면서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의 가운데 이름을 따) ‘문무합작’이란 말도 나왔다”며 “비박계는 이 혁신위를 통해 세를 결집해 차기 총선을 준비할 기반을 마련하는 반면 친박 쪽은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두 사람이 당 개혁의 선봉장으로 여론의 조명까지 받으면 향후 친박계 대권구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친박계는 현재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내대표를 마치자마자 내각에 들어갔고, 친박 실세로 알려진 윤상현 전 사무총장도 자서전 집필 등 개인활동을 이유로 두문불출 중이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서 낙선한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친박 위기론이 나오자 당내 대표적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본격적인 세결집에 나섰다. 내달 최 부총리를 국회로 초청해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명목은 공부를 위한 자리지만 전당대회 패배 이래 구심점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친박계가 최 부총리를 필두로 세 결집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포럼은 7·30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11명의 의원 중 이정현 의원을 비롯해 친박계 의원의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도 친박 의원을 주축으로 통일·경제 연구 목적의 연구모임을 내달 중 발족할 계획이다.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이끄는 친박 유기준 의원과 홍 의원은 최근 김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위에 대해 “혁신위 구성은 공감대를 얻어서 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면 친박계 의원 중심으로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