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정보 전직원이 공유…특정부서-업체 유착 차단
비온 뒤 땅 굳어지듯 원전 안전도는 더 높아져
상반기만 1조 순익 성과…직원들 보너스 안겨줄 것
[ 심성미 기자 ] “원전 비리 근절을 위해 원전 부품 구매제도의 틀을 완전히 바꿀 계획입니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그동안의 적폐를 해소하고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내부 체제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수원은 2012년부터 불거진 원전 부품인증서 위조 사태 이후 ‘원전 비리 주범’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엔 신고리 1·2호기 등에 안전시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어케이블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문제로 김종신 한수원 전 사장을 비롯해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을 묵인하거나 금품을 받은 한수원 임직원 수십여명이 구속됐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 9월 한수원 사령탑을 맡은 조 사장은 “지난 1년간 내부 혁신에 올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폐쇄적인 순혈주의가 키운 ‘원전 마피아’를 근절하기 위해 일단 외부 인사를 대거 수혈했다. 31개 처·실장급(1급) 자리 중 40%를 외부 인사로 채웠다. 그는 “내년까지 이 비율을 50%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최우선 과제로 ‘원전 부품 구매제도 혁신’을 들었다. 한수원 내 특정 부서와 부품 제조업체의 ‘검은 커넥션’이 부품 시험 성적서를 ‘위조-승인-납품’하는 연결고리의 주범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 부품 제조·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특정 구매부서뿐 아니라 전 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음성적인 거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발판으로 3년 내에 원전 부품 공급망관리(SCM)를 재정비해서 적용할 계획”이라며 “해외 원전회사에 한수원 SCM을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제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어 “비리 스캔들로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적·사후적 조치 강화로 실제 안전도는 더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최근 체결한 원자력 재산 보험비가 지난해보다 2.5% 하락했다는 것.
조 사장은 “한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이후 원전 부품을 전수조사하면서 원전 사고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선진국과 비교해도 국내 원전 정지율은 낮은 수준이다. 그는 “최근 5년간 미국과 프랑스는 호기당 각각 0.9건, 2.4건의 정지율이 발생했지만 한국은 0.3건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공기업 평가에서 최하위점인 ‘E’를 받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 가장 미안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매년 매기는 공기업 평가에서 D, E 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보너스를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76%까지 떨어졌던 원전 가동률이 지난 8월 현재 86%까지 올라섰고 지난해 적자(1883억원)였던 경영수지도 완전히 흑자로 돌아섰다”며 “올해엔 최소 C등급 이상을 받아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올 상반기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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