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 소송 철회·완전 퇴진…KB 정상화 급물살

입력 2014-09-28 21:47   수정 2014-09-29 03:44

임영록 "모든 것 내려놓겠다"…KB사태 막 내려

금융당국·檢 압박에 백기
차기회장 선임 가속도



[ 김일규 / 박종서 기자 ]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완전 퇴진’으로 4개월 넘게 끌어온 ‘KB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차기 회장 선출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백기’ 든 임 전 회장

임 전 회장이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고 한 것은 금융당국과의 싸움에서 실익을 얻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금융위 징계에 반발해 법원에 제기한 직무정지 처분 효력정지 신청에 대한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은 30일께로 예정됐다. 그러나 KB금융 이사회가 임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상황이라 법원이 임 전 회장의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임 전 회장이 이사 직무는 수행할 수 있게 되지만, KB금융이 주주총회를 통해 임 전 회장을 이사에서도 해임하는 방안을 검토했기 때문에 이사직도 함께 내려 놓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임 전 회장에 대해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검찰의 수사도 임 전 회장에게 큰 부담이었다. 일각에서는 명예 회복을 위해 ‘결사항전’을 일관했던 임 전 회장이 갑자기 물러선 것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에게 불리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새 회장 선출이 정상화 ‘시금석’

임 전 회장이 KB금융 이사회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도 회장 선임에 탄력을 받게 됐다. 회추위는 다음달 2일 차기 회장 후보를 10명 정도로 압축할 계획이다.

이제 관심은 누가 새 회장이 되느냐로 모아진다. ‘KB사태’의 근본 원인이 조직에 애정이 없는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번엔 내부 출신이 유력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회장-행장 겸임에 대해선 사외이사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갈등의 불씨를 없애는 차원에서 겸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때문에 회추위는 회장 선임 전까지는 회장-행장 겸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회추위원은 “회장 선임 후 행장 선임권을 가지는 회장과 행장 겸임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회추위원들 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과도기적으로 회장이 행장을 겸임한 후 분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일규/박종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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