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닥친 고령사회 … 사적연금에 거는 우리들의 기대

입력 2014-09-29 07:02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67>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경제 활력을 잃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령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국민의 노후 행복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도 어렵다는 점에서 범사회적 대응이 시급하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이미 오래 전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진국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이들 국가가 인구 고령화의 충격을 완화하고 극복해 올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사적연금의 역할이 컸다.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활성화해 국민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적연금만으로는 급증하는 고령인구를 감당할 수 없고, 재정 적자나 세대 간 갈등 심화 등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적연기금 적립규모 비중은 2013년 기준으로 미국 74.5%, 영국 95.7%, 호주는 91.7%에 달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5.4%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 진입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대응할 시간도 짧다. 그럼에도 고령화에 대한 그간의 사회적 인식이나 대응은 다분히 소극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나온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근로자의 안정적 노후보장 측면에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한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 퇴직금보다 불리했던 연금소득의 세제를 30% 정도 유리하게 개편하고, 퇴직연금 자기부담금에 대해 300만원의 추가 한도를 신설해 퇴직연금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한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013년 기준으로 미국 37.8%, 영국 34.5%, 호주는 38.7%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21.2%(보험연구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사적연금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사적연금 활성화에 있어 정부는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가 수혜대상에서 배제되거나 근로자 퇴직연금 적립금의 안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정부지만 당사자인 민간의 역할이나 노력도 중요하다. 금융회사는 사적연금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국민 스스로도 노후준비는 결국 본인의 몫임을 자각하고, 편리한 기회를 잘 활용해 고령화시대에 적극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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