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가을이란 말이 무색하게 '감익'(減益)의 계절이 시장을 옭아매고 있다.
올해 3년 만에 기업실적 감익에서 탈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대는 점점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전차부대(전자+자동차)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기대를 희석시키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감익 현실화를 감안한 보수적 접근을 권유하며 상대적 실적 개선주와 배당 수혜주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 증권, 3분기 깜짝 실적 기대…건설, 금리인하 수혜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 순이익 전망치의 평균값은 88조 원으로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이익수정비율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고 이익추정치 또한 실적 시즌에 가까워지면서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3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측치와 -6.8%의 괴리율을 보였고 4분기엔 이보다 심한 -33.1%의 괴리율이 발생했다. 4분기엔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실적괴리도가 연간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강현철·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올해 순이익을 계산해보면 88조 원이 아닌 78조9000억 원으로 파악된다"며 "평균 예상치가 아닌 최악의 경우, 즉 최소값을 기준으로 순이익을 분석하면 73조5000억 원까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자 올해 연간 순이익이 잘해야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익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기업이익이 연초 대비 8조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자를 제외한 기업이익 개선 가능성의 대부분을 희석시켰다고 강 연구원은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기업실적 감익은 코스피지수 흐름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10월 주식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일부 제한적 종목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회복과 금리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과 건설 등을 추천종목으로 제시했다.
특히 증권은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가 예상되는 대표적 종목.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평가이익과 일평균거래대금 상승으로 인해 상품운용 및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적 상승 폭이 가장 큰 증권사는 희망퇴직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되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라며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7월 삼성자산 매각으로 처분이익 1200억 원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따라 4분기에도 증권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의 이익이나타날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점통폐합과 상시 구조조정 체계가 이어지면서 비용절감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계절요인+정책+수급, 금리까지…배당 수혜주 '주목'
배당 수혜주 역시 기업실적 감익에 따른 보릿고개를 넘길 대안으로 꼽힌다. 올해는 계절적 요인 뿐 아니라 정책, 수급, 금리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만큼 배당주 매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란 게 투자업계 판단이다.
실제 올 들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조3000억 원 감소한 반면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2조 원 가량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주 펀드 운용액은 올해 6월을 기준으로 5조2000억 원. 이는 20008년 연간 배당주 펀드 운용액과 맞먹는 규모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2기 경제팀 등장과 함께 정책 모멘텀이 작용하며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정책 외에도 저금리 지속,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예상 실적과 과거 배당 성향 등을 고려해 율촌화학, KT&G, GS, SK텔레콤 등을 배당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점을 볼 때 배당수익률이 높은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통신서비스, 은행, 에너지의 배당수익률은 높은 반면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운송 등은 수익률이 낮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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