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단기자금 국내시장서 일부 이탈…장기간 매도는 없을 듯

입력 2014-09-30 21:29   수정 2014-10-01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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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연 기자 ] 지난달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 강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환율 변화에 민감한 단기 자금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0일 코스피지수는 6.51포인트(0.32%) 내린 2020.09로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새 2.34% 빠졌다. 지난 8월까지 보합권에서 버티던 국내 증시는 9월 들어 유일한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마저 등을 돌리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9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817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순매수로 돌아선 지 6개월 만에 다시 ‘팔자’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엔화 약세로 실적 부진이 우려되는 현대차(1710억원)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SK텔레콤(2473억원), KT&G(1358억원) 등을 주로 팔았다.

이머징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원화 강세까지 겨냥해 한국 주식을 샀던 외국인들이 달러 강세를 계기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등 펀더멘털이 아닌 환차익을 노린 단기 자금들은 상대적으로 환율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비단 주식시장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자금은 지난 8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820억원 순유출됐다. 미국계 자금과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일부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이 올 들어 채권시장에서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 강세·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들의 주식·채권 매도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전략실장은 “지금은 유로화 약세가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 유럽 경기가 살아나고 증시가 반등하면 글로벌 외환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면서 충격을 줄여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이사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가 위험관리 차원에서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지만 무역적자를 줄여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급격한 유동성 유입은 피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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