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있는 은퇴생활 月 319만원 필요…주택연금 등 활용 노후자금 마련해야

입력 2014-10-01 07:01  

6070 재무설계

방법 안 떠오를 땐 은행 은퇴설계 서비스 활용
예·적금 외에 중위험·중수익 상품 관심 높여야



[ 박종서 기자 ]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은퇴만큼이나 막막한 것이 없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은퇴준비는 매우 부실하다. 이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최근 한국인의 은퇴를 주제로 만든 백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은퇴자 518명을 포함해 모두 2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은퇴준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한참 못 미친 56.7점이었다. 특히 재무적인 부분은 51.4점으로 꼴찌였다. 재무 부문 점수가 가장 낮게 나온 이유는 은퇴에 대비한 저축이 월평균 15만원에 그치는 등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후자금 준비는 ‘바로 오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은퇴를 코앞에 뒀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라는 얘기다. 은퇴백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은퇴 후 생활을 위해 한 달에 최소 211만원, 여유있는 삶을 위해서는 319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활용방안 찾아야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국민연금 등 ‘3층 연금’을 준비했다면 은퇴자금을 마련하기가 매우 수월했겠지만 현재 60세 이상인 사람이 이제와서 연금을 붓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주택을 활용한 노후자금 마련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강조했다. 집을 줄여서 목돈을 만들고 그 자금을 연금상품에 넣어 매달 돈을 받거나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3억원짜리 주택을 60세부터 주택연금화해 놓는다면 평생 월 69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주택이나 농지 등을 활용해 주택연금, 농지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연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상품이 대표적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사망하더라도 연금이 줄어들지 않고 같은 금액의 연금이 나온다. 국가가 연금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상속문제도 깔끔하다. 연금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하더라도 상속인에게 해당 금액을 요구하지 않고 만약에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약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지 않는 9억원 이상의 집을 갖고 있다면 집의 크기를 줄여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남은 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해 현금 흐름을 높이는 전략도 쓸 만하다.

은행 은퇴설계 서비스도 둘러봐야

스스로 노후자금 마련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금융회사들의 은퇴 설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행들은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은퇴전략 전문가를 대거 확보하고 노후자금준비 컨설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퇴설계 자문을 구할 때는 여러 은행을 함께 찾아 충분한 설명을 듣고 가장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곳을 택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2012년부터 ‘KB골든라이프’ 브랜드로 노후설계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자산과 은퇴 후 희망 생활비 등을 제시하면 재무상황을 진단해주고 개인별로 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서비스는 모든 영업점에서 받을 수 있다. 지난달에는 전문가들이 1 대 1 노후설계를 해주는 서비스를 전국 57개 지점에서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신한미래설계’라는 은퇴 서비스를 내놨다. 연금상품 추천 뿐만 아니라 은퇴자금 준비와 관리 방법 등을 종합해서 알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노후준비를 위한 ‘미래설계통장’을 출시하며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미래설계 크레바스’라는 이름으로 연금예금, 주택연금대출(역모기지론), 연금펀드 등 은퇴상품 3종도 선보였다.

하나은행의 은퇴설계 서비스 브랜드는 ‘행복노하우’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계열사들의 노후자금 설계 서비스를 통합해 만든 것이다. 은퇴설계 전문인력인 ‘하나 행복디자이너’ 650여명이 컨설턴트로 나섰다. 하나은행은 연금을 자동이체할 때 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행복연금통장’과 운용수수료 부담을 낮춘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를 통해 노후자금 마련을 돕는다.

우리은행은 ‘청춘 100세’라는 브랜드로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0여명의 직원이 전문교육기관에서 은퇴설계 전문가 교육을 마치고 ‘100세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일선 영업점에 배치돼 노후자금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8월 은퇴금융 브랜드 ‘IBK평생설계’를 내놨다. 은퇴설계전문가 마스터 과정을 이수한 210명의 평생설계 플래너가 재무적·비재무적 은퇴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대표적 은퇴 상품은 ‘IBK보험품은정기예금’이다. 이 예금은 가입 후 예금의 원금과 이자가 이자소득 비과세 상품인 저축성 보험에 매월 자동 납입되기 때문에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NH은퇴연구소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맞는 노후설계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 농협의 은퇴자용 상품으로는 ‘내생애 아름다운 정기예적금’이 인기다. 기본금리 연 2.33%에 최고 우대 금리 0.5%를 적용하면 최대 연 2.83%의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예·적금만 쳐다볼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노후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며 은행 예금과 적금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가 너무 적어 까딱 잘못하다가는 자산가치 하락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원금 손실 위험을 낮추면서 연 3%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은퇴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예금을 바탕으로 한 금융상품, 사모 주가연계증권(ELS)과 유사한 구조화 상품인 스태빌리티 노트(stability note), 공기업이나 은행이 발행한 채권 등이다.

중국 위안화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은 연 3%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서도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현지 은행들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확정 수익률을 지급해준다. 만기 1년짜리 상품은 연 3%를 웃돈다. 인기가 많다 보니 상품을 찾기 힘든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상품도 빠뜨릴 수 없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연 3% 금리의 상품을 간간이 내놓는다. 정기적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연 4%대의 금리를 적용하는 SBI저축은행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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