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 라떼 400원 올려 …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줄줄이 인상

입력 2014-10-01 10:34   수정 2014-10-01 14:21



국내 커피전문점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일부 전문점들이 매장 확대 등 외형 성장에 따른 비용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이디야커피는 판매가에 기존보다 300~400원씩 인상한 가격을 적용했다. 이디야는 지난달 25일 음료 가격을 평균 6.0% 올려 아메리카노를 기존 2500원에서 2800원,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각각 2800원에서 32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합리적 가격' 정책을 고수해오던 이디야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게 된 셈.

지난 7월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12oz 기준) 4100원, 카페라떼 4600원 등 주요 음료제품의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이어 커피빈도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가격을 각각 4500원, 5000원으로 200원씩 인상했다.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이 가격 인상을 마치자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 이디야 등 토종 브랜드들도 가격을 200~400원씩 뒤따라 올렸다. 할리스와 카페베네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각각 4100원, 4600원.

커피 전문점들은 원두 등 원재료 인상과 임차료 및 인건비 상승 등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그러나 커피 전문점들의 이 같은 설명이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아라비카 생두 1㎏의 올해 상반기 평균가격은 41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80원보다 올랐다. 2012년보단 10.4% 떨어졌다.

원재료 인상보다 신규 사업과 점포 확대 등 사업 확장에 따라 발생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진출 15년째를 맞는 스타벅스는 전국 68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매장 직원은 6500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장 임차료와 종업원 관련 비용에만 2136억 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원재료 비용으로는 685억 원을 썼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1000호 점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한 이디야는 임차료와 종업원 관련 비용으로 14억2800만 원을, 판매·관리비에 150억 원을 사용했다.

이디야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72억 원 중 29억 원(40.08%)을 문창기 회장(지분율 72%) 등 일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하루 2~3잔씩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 고모씨(35)는 "회사 앞에서 즐겨마시던 이디야 마저 가격을 400원씩 올려 당황스러웠다" 며 "평소 이래저래 커피를 마시는 일이 많았는데 이 기회에 조금 줄여볼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커피 전문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했지만, 대기업 계열 커피 전문점들은 가격 인상 대열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다.

대기업 계열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CJ푸드빌), 엔제리너스(롯데리아), 파스쿠찌(SPC) 등은 2년 전 가격을 올린 뒤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전문점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의 가격은 3900~4100원, 4400~4500원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동네 상인'과의 마찰로 프랜차이즈 계열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까지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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