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렌탈 인수전 공식 시작..국내 M&A '新삼국시대' 막 올랐다

입력 2014-10-01 12:12  

SK·오릭스·SFA 등 국내외 후보 20여곳에 티저레터 발송..연내 우선협상자 선정
'09년 이후 국내 SI·국내외FI 맞붙는 첫 대형거래..국내 M&A시장 판도 결정할듯



이 기사는 10월01일(10: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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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가장 치열한 기업 인수·합병(M&A)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KT렌탈 인수전이 시작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KT와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20여곳에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보냈다. 국내외 인수후보들에 매각대상인 KT렌탈의 소개를 담은 티저레터를 보냄으로써 매각작업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KT와 CS는 조만간 KT렌탈에 대한 상세한 재무정보와 매각일정을 담은 투자설명서(IM)를 보낸 후 입찰과정을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미 한국타이어(맥쿼리) SFA(골드만삭스) 오릭스(모건스탠리) SK네트웍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도이치증권 경합) GS그룹(인수전 참여에 대한 컨설팅 진행중) AJ렌터카(회계법인 선정 예정)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유니타스캐피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자문사를 선정했거나 선정작업을 벌이며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IB업계에선 SK네트웍스와 일본에서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오릭스, 현금동원력이 풍부한 SFA를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인수가격이 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KT렌탈 인수전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거래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국내외 PEF는 물론 한동안 국내 M&A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던 대형 SI들이 모두 참여하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인수후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금융회사 인수전을 제외하면 전략적투자자(SI)와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가 마지막까지 경합한 M&A는 2009년 오비맥주와 대우건설 인수전을 마지막으로 찾아보기 힘들었다는게 투자은행(IB) 업계의 분석이다. 2010년 이후 국내 M&A 시장은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 해외 투자자(LP)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하이브리드형 PEF의 독무대였다. 국내 대기업과 대형 해외 PEF가 돌아오면서 오랫만에 SI와 해외 FI, 국내 FI가 일전을 벌이는 ‘신(新) 삼국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KT렌탈 쟁탈전을 국내 M&A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로 보는 이유는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당분간 국내 M&A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이 승자가 된다면 ‘SI의 귀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의 영향으로 현 정부들어 바짝 움츠러들어 있던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대기업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PEF들이 제시할 수 있는 한도 이상의 가격을 써낼 수 있으므로 PEF들의 독주체제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폴로글로벌 등 해외 PEF가 이긴다면 외국 자본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불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PEF들은 기업 인수전 초기에만 정보확보 차원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가 본입찰에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다”며 “KT렌탈 인수전에서 국내 대기업들을 꺾는다면 해외 PEF들이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먹이사냥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M PE의 선전 여부도 IB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토종 PEF의 자존심이었던 보고펀드가 대형 외국계 PEF와의 경쟁을 승산이 낮은 싸움으로 보고 중소형 M&A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IMM PE는 국내 PEF 가운데 대형 바이아웃 M&A(경영권을 인수하는 M&A)에 나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IMM PE가 이번 인수전에서 참패한다면 국내 PEF들은 대기업, 해외 PEF들이 겨루는 ‘메이저리그’에서의 경쟁을 포기하고 중소형 M&A 시장으로 활동영역을 좁힐 것으로 IB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해외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10년간 공들인 토종자본 육성전략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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