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대③]증권사들, 준비 분주…'중국투자 붐' 다시 한번

입력 2014-10-02 10:18   수정 2014-10-02 10:19

[ 김다운 기자 ]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오는 10월 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거대 중국 대륙 증시의 빗장이 풀리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후강퉁 실시로 인한 '득실 따지기'가 분주한 국내 시장 분위기와 새로운 투자기회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한경닷컴>이 소개한다.

"후강퉁 시행으로 금융위기 이전의 '중국 투자 붐'이 다시 한번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발빠르게 먼저 움직이고 있다. 중국과 홍콩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스템 개발과 마케팅에 한참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시행에 따라 중국 주식 투자 수요가 확대된다면, 업계 수익원도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후강퉁 시행 발표 이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늘었다.

김세환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 대리는 "올 4월 말 후강퉁 세칙 초안 발표 이후 홍콩주식 거래 약정이 증가세로 돌아서 연초 대비 200% 증가했다"며 "홍콩 우량주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미리 투자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증권사들, HTS 개발·세미나 준비 한창

이에 증권사들은 후강퉁 시행에 맞춰 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은 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투자자들이 직접 중국 상하이 A주식을 실시간 조회하고 주문까지 가능해진다.

중국 주식 주문 체결을 위해 현지 증권사와의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대신증권은 2007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중국 초상증권과 후강퉁을 준비중이며, 키움증권은 중국 해통증권과 주문체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중국개별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중국주식 투자 세미나와 투자자 교육도 활발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초 업계 최초로 후강퉁 관련 중국주식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데 이어, 10월 중순 2차 중국주식투자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8일 중국 '신은만국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를 초빙해 중국본토 주식 투자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내달 중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상해A주식 상장편람'을 발간한다. SSE180지수 전종목, SSE380지주 전 종목 등에 대한 정보를 1600페이지 분량에 담았다.

삼성증권도 오는 10월16일 초상증권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해 중국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에 투자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며, 현대증권과 키움증권 등도 관련 세미나를 준비중이다.

현대증권은 또한 지난 5월 오픈한 해외주식 카페(cafe.naver.com/247global)를 통해 중국 시황 및 투자전략, 신규 투자자들을 위한 해외주식 매매가이드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무료대행 서비스, 환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국내와 다른 중국 본토 증시 결제 시스템에 대한 방법도 준비중이다. 증권사들은 '중국 주식을 매도할 땐 (홍콩의) 보관기관에 주식 실물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매도일이 하루 뒤로 지연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세부안을 기다리고 있다.

◆ 운용업계, QFII 한도 족쇄 풀릴까

자산운용업계 또한 후강퉁과 관련한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관련 금융상품이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그 동안 중국 적격해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받지 못했던 운용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FII 자격이 있던 운용사들 또한 기존 한도 이상으로 중국 본토 주식에 좀더 쉽게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김혜원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팀장은 "QFII, RQFII, 후강통 등 중국자본시장 개방 제도들은 수년 내 A주 자본시장 완전개방의 영향으로 통합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중국주식에 투자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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