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단체 관광 금지…국경절 연휴 특수 실종

입력 2014-10-02 21:07   수정 2014-10-03 03:48

홍콩 시위 엿새째…경제 피해 가시화

오바마 "美, 사태 예의주시"



[ 베이징=김동윤 기자 ] 2017년 실시되는 홍콩 행정특별구 행정장관 후보자 선출 방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까지 이어지면서 홍콩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시위로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숫자가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국경절 골든위크(1~7일) 특수’가 실종됐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소비심리뿐 아니라 기업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홍콩의 주요 번화가에 있는 상가들은 닷새째 이어진 시위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 홍콩 완차이의 쇼핑거리 헤네시로드에 있는 액세서리 체인점 처우타이푹·처우샹샹·TSL 등은 이날도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 처우타이푹은 홍콩 내 총 87개 매장 중 22개가 휴업 상태다. 코스웨이베이에 있는 전자제품 양판점 포트리스일렉트로닉스의 경우 매년 골든위크 기간에 제품을 구매하는 쇼핑객이 하루평균 80~1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매 고객 수가 15명 안팎으로 줄었다.

시위가 지속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는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리키츠캄팅 홍콩여행사협회장은 “보통 국경절 연휴기간에 하루평균 1300명 안팎의 관광객이 홍콩을 찾았는데 올해는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관광객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전국 각 여행사에 앞으로 1주일간 홍콩으로의 단체여행을 금지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홍콩 8개 대학 학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 시위대는 이날까지 렁춘잉 행정장관이 사퇴하지 않으면 3일부터 정부청사를 점거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미국은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면서 홍콩 사태가 양국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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