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정부 R&D예산 어디에 쓰나] 해양구조용 '초음파 물안경' 개발…탁한 바다 속에서도 물체 식별

입력 2014-10-05 22:16  

(3) 안전·재난 대비

재난 대응 기술개발에 173억
올해 예산보다 43.8% 증액
노인 친화제품에도 54억 지원



[ 김태훈 기자 ] 해양탐사장비 개발업체 소나테크는 최근 수중 다이버들이 해양 구조 때 사용할 수 있는 초음파 카메라 수경 개발에 나섰다. 시야가 탁한 바닷속에서도 초음파를 이용해 전방 물체를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구글글라스가 안경에 사물의 정보를 겹쳐 보여주듯 초음파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수경에 표시해 준다. 세월호 침몰 같은 사고가 발생할 때 구조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박승수 소나테크 사장은 “내년 4월까지 시험 모듈을 제작하고 2017년까지 개발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안전 R&D 확대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서 중점을 두는 분야 중 하나는 안전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가 커짐에 따라 자연재해, 사회재난 발생 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사장은 “근거리 초음파 장비는 그동안 시장 수요가 없어 개발하기 쉽지 않았다”며 “소방방재청이 예산의 상당액을 지원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소방방재청은 특수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탐색·구조장비, 구조요원 보호 등 긴급 대응기술 개발에 내년 17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보다 43.8% 늘어난 규모다. 보건복지부는 재난 충격으로 생기는 2차 정신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에도 20억원을 처음 지원한다.

◆삶의 질 개선에도 예산 집중

안전한 물관리와 폐자원 연료화 등 국민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 지원도 대폭 늘린다. 이상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팀은 하천에 발생한 녹조를 분리해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정수장에서는 오존과 염소를 이용해 녹조를 처리하는데 녹조가 죽으면서 독성물질을 배출하고 비린내가 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녹조 세포를 살리면서도 분리할 수 있는 산화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우근 한양대 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폐자원을 연료로 바꾸는 연구를 맡고 있다. 배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와 산업용 폐수 처리 후 남는 침전물(슬러지), 마땅한 사용처가 없는 폐목재를 각각 메탄 가스와 고체 연료, 휘발유 보조연료인 부탄올로 전환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00세 시대를 대비해 고령화 친화제품 연구에도 올해보다 260% 늘어난 54억원을 지원한다. 먹거리 안전과 방사능 오염, 환경 호르몬, 교통 혼잡, 기상 재해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는 14개 부처 공동으로 339억원을 투자한다.

변순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사업조정본부장은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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