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하는 협회] 한국 경제 재도약…협회가 함께 뛴다

입력 2014-10-07 07:10  

[ 박준동 기자 ]
협회가 다시 뛰고 있다.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사고가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세월호 참사가 인재(人災)로 결론이 나고, 관피아 문제와 해운조합 유착이 사고 배경 중 하나로 꼽히면서 조합과 유사한 협회에도 불똥이 튀었다. 협회가 그간 순기능도 많이 수행했지만 일부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협회를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의 3000여개 협회는 이런 여론을 전적으로 수용해 새로 태어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정부와 유착 관계에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직 관료를 협회장으로 영입하는 관행을 없애고 있다. 금융권이 대표적이다. 올해 12월 현 협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를 차기 협회장 후보에서 제외했다.

협회는 대신 윤리경영을 도모하고 정책대안 제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7월 임시총회를 열어 리베이트 근절 등을 담은 ‘한국제약협회 기업윤리헌장’을 만장일치로 채택·선포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공직 재직 중 법조인으로서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법조인의 변호사 등록에 대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등 직업윤리 의식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관련 세제개선 및 규제완화 건의를 주업무로 삼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역시 대정부 건의 및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회는 업계에 군림하는 곳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중점 추진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 협회는 회원사가 해외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조사하고, 선진국 교통건설감리협회와 교류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업계와 함께 사랑의 김치 행사를 여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업계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각 협회는 협회 자체 및 회원사 임직원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임직원 교육 및 평가를 강화해 전문가 집단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변리사회는 지식재산 금융 활성화를 위해 ‘특허기술가치평가감정모델’을 자체 개발했다. 또 특허감정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매년 두 차례의 감정 연수 및 자격 검증도 벌이고 있다. 무역협회도 기업들이 호소하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무역 전문인력을 연간 20만명 육성하고 있다.

■ 협회의 주요 업무

- 업계의견수렴
- 조사연구 및 교육
- 정책대안 제시
- 소비자 보호
- 국제교류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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