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도 '실적 안개'…내년 갤럭시S6 주목

입력 2014-10-07 10:13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3년 만에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여전한데다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교체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분기 영업이익 최대 10조 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라는 '거함'이 방향타를 틀기에는 진통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 영업이익 3년 만에 4조 원대…IM 이익 '반토막'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9% 급감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43% 줄어든 수치다.

다만 투자업계 눈높이가 최근 3조 후반대까지 낮아진점을 감안하면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적이다. 상당 수 증권사들은 잠정실적 발표 전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 원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 LIG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3조 후반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눈높이가 3조 원대까지 낮아진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며 "워낙 기대가 낮았던 탓에 주가는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잠정실적은 부문별 성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투자업계는 주력인 IM(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이 2조3000억 원에 머문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 실적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IM은 분기마다 6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뽑아내다 지난 2분기 4조4000억 원으로 고꾸라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고가 제품인 갤럭시 시리즈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로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중저가 제품 쪽에서 재고 정리 이슈가 발생한 것이 스마트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는 삼성전자 제품이 안 팔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고 정리를 위해 마케팅비가 계속 들어갔고, 근본적으로 라인업을 바꾸려는 노력이 이뤄지며 비용이 많이 투입된 탓에 IM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의 이익 하락을 방어해오던 메모리반도체는 2조 후반 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두뇌 격인 AP를 공급하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50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게 되면 시스템반도체 등 다른 사업부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이밖에 가전(CE)과 디스플레이패널(DP)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보면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업부 성적이 부진하다"며 "특히 CE와 DP의 적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4분기도 불확실성 여전…5조 회복은 내년 1분기

투자업계는 4분기 영업이익 역시 4조 원 중반대에 그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내놓은 갤럭시 노트4의 경우 갤럭시 시리즈만큼의 판매량을 보일 제품은 아닌데다 중저가 라인업 교체 효과도 내년 1분기는 돼야 나타날 것이란 진단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내놓은 참고자료에서 "4분기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4조 원 중반을 지속한 뒤 내년 1분기께 다시 5조 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실적이 개선되다고 해도 과거와 같이 분기 영업이익 8조 원 이상을 거둘 수 있는 시대는 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갤럭시S5 후속작인 갤럭시S6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서 헬스케어 부문을 강화하는 등 상당한 제품 혁신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4분기 영업이익이 단기 바닥을 찍은 뒤 내년 1분기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후엔 갤럭시S6가 스마트폰 혁신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갤럭시S6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애플 아이폰6 효과도 상쇄함에 따라 내년 1분기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선전을 바라볼 만 하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또 "현재 삼성전자가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그간의 성향을 봤을 때 영업이익이 줄더라도 배당을 소폭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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