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금투협 회장, 돌연 차기 불출마 선언…차기 김기범, 황성호 등 거론

입력 2014-10-07 14:59   수정 2014-10-07 15:09

[ 강지연 기자 ]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임기를 4개월 앞두고 돌연 차기 금투협 회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후진 양성을 위해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불출마 선언이 금융감독원의 감사 및 국정감사와 연관돼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노조와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고액 연봉이 공개되면서 '신의 직장' 논란에 휩싸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회장은 7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일정에 없던 긴급 간담회을 열고 "차기 회장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의사 표명 배경에 대해선 "선거를 나와도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임박해서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일찌감치 태도를 보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 3대 회장에 출마 의지를 밝혀온 인재도 있다"며 "본부장 중심의 (금융투자)협회가 꾸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4개월여가 남은 상태다. 그간 업계에선 박 회장이 연임을 추진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이날 차기 회장 불출마를 선언하자 관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오전 10시 박 회장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와 불출마 선언 간담회를 열게 됐다"며 "그간 선거 불출마에 대한 뜻을 조심이라도 비춘 적이 없어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금감원의 본감사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외유성 출장 및 고액 연봉 논란을 겪은 박 회장이 금감원 감사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오는 10일부터 금투협에 대한 본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감사에선 출장비 등 예산 내역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금투협 노조는 박 회장이 지난해 외유성 출장에 협회 예산 3억 원을 썼다는 내용의 벽보를 금투협 로비에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노조가 밝힌 경비는 출장에 동행한 직원과 회원사 대표를 위한 비용도 포함된 금액"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박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업계 관심은 내년 1월께 예정된 금투협 회장 선거로 옮겨가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는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과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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