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일본 최대 렌탈그룹…AJ렌터카 한국타이어도 컨소시엄 러브콜
이 기사는 10월02일(08:5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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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인 ‘KT렌탈’ 인수전에서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SK, GS, 롯데, 한국타이어 등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기업들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렌탈 인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SFA,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 아시아 지역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3곳이다.
SFA는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장비업 성장세가 정체되자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KT렌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 등 M&A에 동원할 수 있는 자체 현금만 4000억원에 육박하는 데다 금융권 차입금이 사실상 제로다. KT가 매각 공고를 내자 말자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입도선매했다. 주력 고객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회사 지분 10.15%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다. 중견그룹이지만 회사채 신용등급이 ‘AA’로 KT렌탈(A+)보다 높다.
SFA 관계자는 “경기 사이클(주기)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M&A를 추진하고 있다”며 “서로 윈윈할 수 있다면 PEF 등과 손을 잡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오릭스그룹은 KT렌탈 인수를 통해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후보로 지목된다. 시너지가 클수록 입찰에서 베팅을 세게 할 수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릭스 자동차렌탈 계열사 오릭스오토는 일본 자동차 리스 시장 점유율 1위(108만대), 렌터카 시장 2위(5만5000대)다. 일본의 자동차 리스업은 KT렌탈의 주력사업 분야인 장기렌탈 사업과 유사하다. 차량보유대수로 따져도 KT렌탈(10만7000대)의 10배가 넘는다. 오릭스PE코리아 관계자는 "중고차 경매와 판매업도 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오릭스PE는 과거 인수 자문사를 정하지 않았던 관행을 깨고,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정했다. 인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IB 관계자는 “어피너티, MBK 등 대형 PEF 운용사 뿐 아니라 AJ렌터카, 한국타이어 등 대기업들도 오릭스와 제휴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로엔엔터를 인수한 후 별다른 실적이 없었던 어피너티도 KT렌탈 경영권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에 오비맥주를 매각, KKR과 함께 4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터라 자신감이 팽배하다. 다만 렌탈업 특성상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단독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조달 금리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하락하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렌탈에 이어 업계 2위인 AJ렌터카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렌탈 매각작업은 매도자 실사 등 준비 작업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이 가열될 경우 몸값은 60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KT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은 현재 시점이 KT렌탈 매각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매각 시기와 일정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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