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의원, 비키니 여성 검색 구설
[ 손성태 기자 ]
이틀을 소화한 국회 국정감사는 초반부터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지연에 따른 준비 부족으로 부실 국감이 예고된 가운데 일부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야가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내면서 국감을 고의적으로 파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의 막말은 ‘저잣거리’ 진흙탕 싸움을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국감무용론’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8일 고용노동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장.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의사발언을 신청한 뒤 “어제 은수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나에게 노동환경 문외한이라고 모독하더니 오늘은 내 발의안(근로시간 개정안)을 두고 ‘벼룩이 등골 빼먹는 법’이라고 했다”며 불쾌해 했다. 이어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동료 의원에게 이럴 수 있느냐. 사과하라”며 은 의원을 응시했다. 이에 은 의원은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 뒤 “너무 솔직한 표현을 한 것인데, 모독이라니 사과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그게 사과냐. 사과 요구 하지 않겠다. 은 의원의 인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발끈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감에서도 막말이 쏟아졌다.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획재정부 추천 인사인 정해방 한은 금융통화위원에게 “5~7월 사이에 기재부 인사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정 위원은 “기억을 못 하겠다. 확인해봐야겠다”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만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한글 모르세요?”라고 다그쳤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의료기기 심의 기준과 관련해 질의하던 중 “규정 있어? 당신들이 마음대로 결정을 해?”라고 반말로 질문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 의원은 지난 8일 국감 현장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외국 여성의 사진을 검색했다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혀 구설에 올랐다.
이에 권 의원 측은 “스마트폰으로 환노위 관련기사 검색 중 잘못 눌러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