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원전' 주민 85% 반대

입력 2014-10-10 00:52  

법적 구속력 없어…정당성 논란


[ 오형주 기자 ] 강원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개표 결과 유치 반대가 84.97%로 집계됐다. 이번 주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정당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원전건설 정책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척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9일 실시한 주민투표 결과 총 투표자 2만8867명 중 유치 반대 2만4531명, 유치 찬성 4164명, 무효 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민투표관리위에 따르면 전날부터 실시된 주민투표에 투표인명부 등재자 4만2488명 중 2만8867명이 참여해 67.9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주민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읍·면·동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마련된 4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삼척 대진항 인근은 2012년 9월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그러나 올해 지방선거에서 원전 유치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건 김양호 시장이 당선되면서 원전 반대 움직임이 탄력을 받았다. 삼척시는 주민투표에서도 반대표가 과반을 차지함에 따라 정부에 예정구역 지정 고시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투표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정부도 뒤로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민간기구인 주민투표관리위는 삼척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원전 유치 신청 철회는 국가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을 들어 주민투표 업무 위탁을 거부함에 따라 구성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예정구역은 삼척시 신청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지정고시됐다”며 “국가사무를 대상으로 법적 효력이 없는 찬반투표가 실시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 건설·운영 전반에 있어 ‘안전 최우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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