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규 기자 ]
오뚜기는 지난해 1000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포화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영업부서와 인력을 늘리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특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영에 한층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대표제품은 ‘마요네스’다. 1972년 출시된 오뚜기 마요네스는 1996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 오뚜기는 1990년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식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러시아를 목표로 삼았다.
오뚜기는 러시아가 추운 지방이기 때문에 기름기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러시아에서 마요네즈는 육류, 과자, 빵은 물론 라면과 수프에도 사용된다. 러시아인들은 어떤 음식이든 마요네즈와 함께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식인 불고기 등을 먹을 때도 쌈장과 고추장 등을 모두 제쳐놓고 마요네즈를 추가로 주문한다고 한다.
오뚜기 마요네스는 보따리상을 통해 러시아에 처음 소개됐다. 2001년 이후에는 해외 매출이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2005년 300억원, 2009년 400억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2011년에 500억원을 넘어선 뒤에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오뚜기 마요네스는 ‘노란 뚜껑 마요네스’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는 대용량 포장 제품 수출을 시작해 음식점 등 B2B(기업 간 거래)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러시아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극동지방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글로벌 기업이나 현지 마요네즈업체도 이곳에서만큼은 오뚜기에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여러 업체들이 오뚜기 마요네스의 모방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고소한 맛에서는 오뚜기 제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2009년 20억원의 수출액을 올린 몽골에도 오뚜기 마요네스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뚜기는 마요네스를 이을 전략 제품으로 치즈라면을 선정하고 해외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오뚜기는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동남아 지역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은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치즈라면을 맛본 소비자들이 진라면과 소스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시식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판매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가 지난해 라면 수출로 거둔 250억원의 매출 중 홍콩에서 판매된 치즈라면의 비중은 16.4%(41억원)다. 필리핀에는 현지 유통점에 ‘오뚜기 옐로 존’을 별도로 만들고 ‘오뚜기 라면은 맵지 않은 고품질 라면’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계속 알리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7월 치즈라면 수출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엔 올 하반기부터 이 제품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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