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있을 때마다 변화·혁신 강조
[ 주용석 기자 ] “끝장을 보겠다는 승부 근성을 발휘해달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사장단에게 ‘독한 경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경기 안성 LS미래원에서 열린 긴급 사장단 워크숍에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구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장단이나 임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워크숍에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강한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회장은 이날 “LS그룹은 현재 지속 성장 여부를 결정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그룹에선 구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만간 그룹 계열사별로 성과가 부진한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2009년 이후 주력사업에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정체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장들 앞에서 경영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구 회장의 말처럼 LS그룹은 정체 국면에 빠져 있다. 최대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은 2011년만 해도 6조원에 육박했던 연 매출이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지난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4조원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 상반기 LS전선 매출은 2조2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나 줄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LS산전은 최근 3년(2011~2013년)간 매출이 연간 2조원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LS그룹 계열사 전체 세전이익도 이 기간 연 4000억~5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향후 3년 내 그룹 세전이익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라는 특명을 내렸다. 지금보다 이익 규모를 2배 이상 늘리라는 의미다. 부진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미래 성장을 위한 현금 확보도 주문했다.
임직원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룹 관계자는 “부진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통·폐합, 매각 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독한 경영’이 LS그룹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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