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플랜트 빅데이터 구축
인도·동남아 시장 진출 강화
소형 디젤엔진 종류도 다양화
[ 최진석 기자 ]
두산은 준비하는 기업만이 경쟁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라고 보고 글로벌 최고의 제품과 기술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회복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선도 업체를 넘어서기 위해 더욱 맹렬한 추격을 해야 한다”며 “제품과 기술, 일하는 방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올해 안에 필요한 준비를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소프트웨어센터와 발전소 원격관리 서비스센터(RMSC)를 연이어 개설하며 발전플랜트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소프트웨어센터는 여러 발전소에서 계측되는 운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분석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발전플랜트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데이터는 발전소 설계역량 개선, 운전 효율 향상, 서비스 등에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경남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관리 서비스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선 ICT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발전소를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한다. 핵심 기기 등의 운전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해결 방안도 제시한다. 최근 국내외 발주처들은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장기 서비스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ICT를 기반으로 하는 두 센터의 역량과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발전설비 설계, 제작, 정비, 서비스 사업 등을 연계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주력 사업인 발전설비 부문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인도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강화한다.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조6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빈탄 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국내에서도 8500억원 규모 신보령 화력 1, 2호기 공급계약, 새만금 집단에너지시설 공사 등을 따냈다.
수처리, 풍력 등의 부문에서도 1등 제품군을 확보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수처리 사업 부문에서는 지난해 8월 기존 중동시장을 벗어나 중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칠레 에스콘디다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1억300만달러에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칠레의 담수화플랜트는 완공 후 길이 180㎞의 파이프를 통해 해발 3000m에 위치한 에스콘디다 광산에 담수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역삼투압(RO) 방식의 플랜트로 지금까지 중남미 지역에서 발주된 RO 방식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중동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다. 품질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단기간 내 품질을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품질관리 범위도 서비스와 협력업체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군 개발에 착수했다. 연비와 성능을 차별화하는 기술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건설기계 계열사인 밥캣은 연구개발지원센터를 건립한다. 소형 건설장비 제품을 생산하는 기지인 미국 노스다코타주 비즈마크 사업장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연구센터와 더불어 새로운 시험 트랙, 야외 테스트 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곳에서 밥캣은 시제품 개발 및 테스트, 아이디어의 시뮬레이션 등을 실행해 소형 건설기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통합 연구개발센터를 이달 말까지 완공한다. 그동안 여러 장소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을 한곳에 모아 연구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지상 12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6163㎡ 규모로 건립되는 연구개발센터에선 1000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게 된다.
‘2013년 10대 기계기술’ 선정 등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소형 디젤엔진(G2) 종류도 확대한다. 지난해 10월 2.4L급 엔진을 밥캣 제품에 장착한 것을 시작해 올해에는 1.8L급 엔진을 추가로 공급한다. 밥캣에 G2엔진을 장착하는 것은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산 엔진을 대체하는 것이다.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인 공급 물량 확보가 기대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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