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대한민국의 번영…경제적 자유가 이끈다

입력 2014-10-10 18:18  


‘한강의 기적’은 대한민국 경제 번영을 일컫는 상징어다. 대한민국은 일제의 압박과 6·25 전쟁을 겪은, 거의 폐허의 땅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그 짧은 기간에, 빈약한 자원으로 경제강국을 일궜으니 ‘기적’이란 단어 외에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국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제외하고는 20세기 역사를 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기적 또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한강의 기적 역시 마찬가지다. 한강의 기적은 기업가 정신, 경제적 자유, 개방, 창의, 리더십 등이 어우러져 만든 합작품이다. 자유와 권리를 생명으로 하는 자유주의가 개인의 창의성, 기업의 혁신을 제도화하는 시장경제와 호흡을 같이하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분출했다. 이것이 우리 경제의 비약적 성장 스토리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 우리 민족 고유의 근면성도 대한민국 경제적 번영에 큰 역할을 했다.

1964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55달러(당시 환율로 9만원). 아시아의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최빈국인 가나나 가봉에도 못 미치는 숫자였다.

하지만 50년이 흐른 지난해 한국의 GNI는 2만6205달러(약 2870만원)였다. 한마디로 괄목상대의 도약이다. 1964년엔 1억달러를 수출하는 데 307일이 걸렸으나 2014년엔 210분 만에 1억달러를 수출한다. 이제 필리핀 인도네시아 가봉에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의 롤모델’이다. 삶의 질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1966년 0.7대에 불과했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등록 대수는 300.3대(2013년 기준)로 폭증했다.

물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역사에는 고비도 많았다. 외환위기라는 아픔도 겪었고, 개방의 길목에서는 내부적으로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아픔과 갈등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도 발휘했다. 개방으로 경쟁무대를 세계로 넓혔고, 경쟁력 또한 그만큼 높아졌다. 지구촌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류는 ‘개방하면 속국이 된다’는 일부의 주장이 얼마나 짧은 생각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은 ‘개방의 역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대표적 국가다.

지키지 못하는 자에게는 번영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나온 한강의 기적에만 안주한다면 누구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속적 경제번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 효율을 중시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정신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혁신, 창의, 도전이 골자인 기업가 정신도 부활해야 한다. 계층·지역 등 사회적 갈등 역시 해소돼야 한다. 4, 5면에서 대한민국 경제성장 50년사 및 과제와 도전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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