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금융위기 가상훈련'
[ 김순신 기자 ] 글로벌 은행들이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에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유럽 일본의 대형 은행 경영진이 부도·파산 위기를 맞은 은행과의 파생상품 계약 해지를 최대 48시간 보류하는 협정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는 다른 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파생상품 계약을 해지하면서 담보물이던 은행 자산이 급격히 줄고 피해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금융시장 전반에 위기가 확산됐다. WSJ는 “이번 조치는 파생상품 계약상 보장된 (청산) 권리를 은행들이 포기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협정에는 골드만삭스, 씨티, 바클레이즈, 크레디트스위스, 미쓰비시UFJ 등 18개 은행이 참여했다.
WSJ는 “이제 금융당국은 부실은행 자산과 채무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 부실은행 자산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은행이 위기에 빠지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부가 망하게 놔두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은 13일 대형 은행의 위기 상황을 가정한 ‘가상훈련’을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다. 양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여해 미국에 있는 영국 대형 은행이나 영국에 있는 미국 대형 은행이 위기를 맞을 때 양국 금융당국의 대응 과정과 절차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그동안 대마불사로 여겨지던 은행을 당국이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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