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큰다" 동반성장도 본격화
비효율 제거…부채 줄이고 적자탈출 '시동'
[ 김재후 기자 ]
공공기관들이 개혁과 신사업 진출을 동시에 하며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국정 과제인 공공기관 개혁에 발을 맞추는 한편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걸린 핵심 사업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과제인 부채 감축은 이제 정부 주도의 관리 체제로 접어들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9년 135.4%였던 공공기관의 부채비율(금융공기업을 제외한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은 2012년 말 219.6%까지 높아졌었다. 하지만 작년엔 216.1%로 소폭 낮아졌다. 올 들어서 공공기관들은 적자에서 탈출하거나 이익을 소폭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들도 경영 혁신과 함께 신수종 사업 발굴이나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설 채비다. 대부분 공공기관들은 이 전환 포인트를 본사의 지방 이전 원년인 올해로 삼고 있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서부·동부·동서·중부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특히 그렇다. 한국전력은 다음달 이전하는 전남 나주에 전력산업 특화 혁신구역인 ‘빛가람에너지밸리’를 조성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처럼 나주 전체를 전력도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이전 혁신도시가 자리한 대구광역시를 국내 최대의 ‘에너지산업벨트’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21년 열릴 세계가스총회(WCG)를 대구에서 유치하고자 장석효 사장이 유럽을 돌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본사가 위치한 울산시 중구청과 아예 사회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에 본격 달려드는 공공기관도 있다. 한국전력은 울릉도에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대부분의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디젤발전기를 없애고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스마트그리드 등 신기술을 통해 전력을 자체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만 3조1000억원의 관련 산업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발전은 발전소를 바다 위에 짓는 사업에 들어갔다. 이른바 ‘파워십’ 프로젝트다. 발전소가 들어서는 입지 주변 주민과의 마찰을 없앨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이 사업이 성공하면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에 수출도 한다는 계획이다. 남부발전은 세계 최초로 이산화탄소 없는 청정 화력발전소 사업에 착수했다.
기본으로 다시 돌아간 공공기관도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서민층의 LP가스 호스 시설을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며 안전을 강화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산 이전에 맞춰 글로벌 부실채권(NPL) 지식 허브 구축에 나섰다. 주간 석유수급상황 보고체계를 도입한 이후 가짜 석유 적발률을 세 배 이상 끌어올린 한국석유관리원은 국세청 관세청과의 과세정보를 공유해 가짜 석유 추방을 완료할 계획이다.
폐쇄적이란 일부 지적을 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에 1급 이상에서 외부 인사 비율을 절반으로 높이고 원전부품 구매 시스템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지역본부제를 도입, 현장 밀착형으로 전환하고 지원 규모도 4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예금보험공사는 기금의 원활한 조성과 안정적 관리를 이어가며 2012년 말 45조9000억원인 부채의 44%인 20조2000억원을 2017년까지 털어낸다는 경영계획을 세웠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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