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부그룹 ‘콜옵션’욕심만 버렸어도 1000억 갚을 수 있었다

입력 2014-10-14 10:13   수정 2014-10-14 20:33

김준기 경영권 욕심에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가격 1000억원 낮아져..."현대그룹 본받아라"IB업계 지적
다음달 3~4일 850억 BW상환 부담으로 ‘비상’...동부발전당진도 매각 가능성 희박 소송비 부담도 클 듯



이 기사는 10월14일(10: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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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이 계열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욕심만 버렸어도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동부발전당진 매각 실패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동부건설이 다음달 3일과 4일까지 844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어서 과거 구조조정 전략 실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콜옵션 욕심에 날린 1000억원...다음달 초 갚아야할 850억 '비상'

동부그룹은 지난 5월 동부익스프레스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TB PE와 큐캐피탈에 지분 100%를 31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부그룹은 이 과정에서 KTB PE와 큐캐피탈로부터 경영권을 되찾아오기위해 3년 뒤 이를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그 대가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가격은 1000억원 가량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관계자는 “당시 동부그룹이 콜옵션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가격은 4000억원이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콜옵션 자체가 무효화된 상태다. 동부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동부그룹의 계열사의 자기자본, 매출액, 신용등급 등의 자격 조건을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계약서에 넣어둔 상태”라며 “현재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계열사는 없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제조업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현재 투기등급인 ‘B-’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B-’는 워크아웃 진입시 받는 등급인 ‘CCC’의 바로 위 등급이다.

KTB PE와 큐캐피탈은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동부익스프레스 이용물량이 많은 계열사들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콜옵션을 무시하고 즉각 지분 100%를 되팔수 있는 ‘조건부 발효(트리거)’ 조항을 맺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놨다.

한편 동부그룹은 다음달까지 1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동부건설은 다음달 3일과 4일까지 만기도래하는 300억원 가량의 BW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도래하는 개인 투자자소유 500억원 가량 BW를 갚아야 한다.

동부건설은 27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자회사 동부발전당진 매각 가능성도 사라진 상태다. 현재 예비송전선로 건설비용 부담 문제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탄이 인수를 포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탄은 계약금으로 낸 270억원에 대해 돌려달라는 소송을 동부건설에 제기할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이 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높아 연 12%의 지연이자에 따른 비용(32억원)과 소송비용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동부당전발진 매각 핵심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논란이된 예비송전선로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만큼 '제한없이 송전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계약 전제가 잘못돼 소송을 해도 동부건설이 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이 실사 중인 동부건설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동부건설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준기 쓴소리못하는 측근 배제해야"...현대그룹 성공과 대조적

동부그룹에 정통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당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버렸더라면 1000억원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김준기 회장의 전략적 유연성 부족과 한발 늦은 결단으로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우려했다. IB업계는 올해초 동부그룹보다 더 '유동성위기'에 시달렸던 현대그룹이 발빠른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위기의 불씨를 끈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그룹이 동부발전당진, 동부제철 매각에 실패하고 동부익스프레스만 콜옵션을 포함시켜 매각하는 데 그친 사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LNG 사업부문 매각, 부산신항 터미널 지분 매각, KB금융지주 지분 및 부동산 매각에 이어 이날 미국 항만터미널 지분 매각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가운데 85%(약 2조8200억원)를 이행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IB업계 전문가들을 전략기획부에 영입하는 등 오너의 입김없이 시장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이 과거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선 '쓴소리를 하지 못하는'측근들을 배제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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