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경쟁자 스펙Go高'로 天高계절 심장'마비'

입력 2014-10-14 11:21   수정 2014-10-14 13:01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 ‘코끼리 냉장고에 집어넣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상징합니다.이는 대학교 졸업을 앞둔 우리나라 취업준비생의 현실에 가장 어울리는 말로 여겨지는데요.

실제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인 1174명에게 관련한 질문을 던져 본 결과, 그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들이 올해 하반기에 입사를 지원한 횟수는 평균적으로 15회로 나타납니다.

이를 통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횟수는 평균 2.1회에 머물렀습니다. 서류전형 합격률이 불과 14.5%라는 얘긴데요. 10번의 입사 지원서를 내면 (최종 합격이 아니라) 1~2회 정도 (실력을 발휘해 볼 기회라도 잡는) 서류전형을 겨우 통과한다는 것입니다.

[조사주체 = 취업포털 잡코리의 좋은일연구소, 내용 = 하반기 공채 준비, 방법 = 온라인과 모바일 설문, 일시 = 2014년 10월 8~13일, 표 자료 참조]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은 ‘올 하반기 공채 준비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인가?’란 질문에 “지원자들의 높은 스펙”을 1순위 대답 (복수응답에서 비중 58.2%)으로 내놨습니다.

하늘 높은 천고의 계절인 가을 취업시즌에 경쟁 상대들의 스펙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Go高) 자신의 몸과 마음이 이른바 ‘마비’될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응답한 취업준비생들은 이어 △줄어든 채용공고 (응답률 44.9%로 2위) △까다로워진 자소서 항목 (35.2%) △채용공고 서칭 (11.4%) △한국사 시험 같은 변화된 채용절차 (8.2%) 순으로 대답했습니다.

이들은 ‘공채 준비에서 자신이 가장 부족한 점은?’에 대해 ‘토익점수’를 1위 (응답률 48.0%)로 , 영어말하기 점수 (40.3%)를 2위로 지적했습니다. 이는 취업준비생들은 영어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쟁자들도 마찬가지로 이 부문에서 점수가 높아지는 상황을 염려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취업준비생들은 뒤이어 △자격증 (29.2%) △자기소개서 작성 (27.2%) △인턴경험 (26.7%) △면접준비 (22.6%) △대외활동 (14.4%) △학점 (12.7%) △공모전 (11.5%) △인·적성 공부(11.1%)순으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꼽았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엄청난 부담감에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취업 스트레스’와 관련한 질문에 이들의 십중팔구가 “심각”에 표시를 했습니다. 비율을 보면 1위 “매우 심각하다” (46.3%) 2위 심각하다 (37.9%) 3위 보통 (13.3%) 4위 심각하지 않다 (1.8%) 5위 전혀 심각하지 않다 (0.8%). 대체 심각하지 않는 경우 자체가 의심스러운 지경입니다.

설문에 답을 내놓은 취업준비생 두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대기업에 지원한 경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기업에 지원해 봤나?’란 질문에 1위 ‘대기업에 지원해 봤다’ (49.7%) 2위 중소기업만 지원했다 (29.0%) 3위 중견기업만 지원했다 (13.9%) 4위 외국계 기업만 지원했다(4.6%) 순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기업에 지원해 봤다고 밝힌 응답자 583명을 대상으로 ‘30대 그룹사 중 지원한 곳은 어디인가?’란 물음에 ‘롯데’가 응답률 37.6%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CJ (36.2%) △삼성 (32.9%) △신세계 (27.8%) △LG (27.4%) △농협 (19.2%) △SK (19.0%) △금호아시아나 (18.7%) △GS (18.4%) △두산 (18.0%)이 상위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이번 설문을 진행한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측은 “대기업의 경우 인문계 직무의 포지션을 뽑는 곳이 상당히 부족한 현실이라 단순히 스펙을 높이는데 목표하기 보다는 남들과 차별화되고 지원하는 직무와 기업에 맞춰진 인재임을 어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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