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추풍낙엽'

입력 2014-10-14 21:09   수정 2014-10-15 04:01

다우지수 연일 급락…연수익률 마이너스로
2000넘던 S&P500도 한달새 10%↓ 1900 붕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투자자 공포심리 자극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증시가 유럽 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여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하루 종일 ‘사자’와 ‘팔자’가 시소게임을 벌이다가 장 막판 매도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다우지수가 223.03포인트(1.35%) 급락한 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최근 11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곤 모두 하락했다. 지난 10일 연간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우량기업 중심의 S&P500지수는 지난달 18일 연중 최고점인 2011.36을 기록한 지 한 달도 안 돼 지수가 9.8% 빠지면서 이날 1900선이 붕괴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8.3% 하락하며 4213.66까지 떨어졌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시장이 독일의 8월 산업생산과 수출이 각각 4%와 5.8% 감소했다는 지난주 발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에만 16% 오른 24.64를 기록,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금리는 8월 말 연 4.27%에서 최근 연 4.85%까지 급등했다.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도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월가의 투자자들이 증시 변동성보다는 에볼라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시 경제적 피해가 내년까지 최대 3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앤드루 재닛 도이치은행 투자분석가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영향을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비교하며, 당시 아시아 항공사들이 6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조기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과 2%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모멘텀을 가졌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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