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來 최악 성장 인도네시아…시험대 오른 '조코노믹스'

입력 2014-10-14 21:15   수정 2014-10-15 03:57

中 경기둔화로 원자재 수출 직격탄…올 성장률 전망 잇따라 하향조정

조코위, 인프라 구축·부패 척결 '두 토끼' 잡아야



[ 김순신 기자 ]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사진)의 취임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친시장 정책으로 역사상 첫 직선제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2억5000만 인구를 바탕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던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조코위의 경제정책인 ‘조코노믹스’가 최근 5년 중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인도네시아 경제 구하기’에 성공할지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풍전등화’ 인도네시아 경제

인도네시아의 올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12%를 기록했다.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잘나가던 인도네시아 경제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시장이 부진한 데다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자 인도네시아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는 원자재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2011년 이후 주요 수출품인 석탄 가격은 47% 떨어졌고, 고무 가격도 60% 급락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생산국인 팜오일 가격 역시 22%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더불어 자금 이탈 우려가 인도네시아 경제를 괴롭히고 있다”며 “지난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언급되면서 발생한 대규모 자금 이탈이 재현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인프라 시설과 방만한 재정 운용 역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만7000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지만 항만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GDP의 24%를 물류비로 사용할 정도다. 하지만 정부의 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율은 2%로 경쟁국인 태국(5%) 베트남(6%)의 절반도 안 된다. 정부가 20% 넘는 예산을 연료보조금으로 집행해 인프라 투자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개혁이 해답

조코위는 당선 직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놨다. 10개의 신항만과 동부 도시 파부아, 서부도시 수마트라를 잇는 2000㎞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리잘 루크만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차관은 “인프라 구축에 최소 2000억달러(약 210조76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코위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라덴 파르데데 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부정부패 척결과 인프라 개선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조코위 정부가 구조조정에 성공하면 2019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렌 마구이레 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난관을 넘지 않고는 조코노믹스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젊은 중산층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FT는 인도네시아에선 매해 2000만명이 넘는 젊은이가 노동시장에 진입해 활력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역시 “인도네시아의 중산층 인구(월소득 164달러 이상)가 2020년에는 현재의 두 배인 1억4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라며 “탄탄한 내수시장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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