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등 부유층이 보험 사기

외제차 몰고 허위 교통사고 신고
거액보험금 수령…경찰, 7명 입건


[ 윤희은 기자 ] 서울 송파경찰서는 거액의 교통사고 보험금을 가로채려던 개인병원 원장 이모씨(43) 등 7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이씨는 지난 7월26일 새벽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 차체가 인도 턱에 걸리는 사고를 냈다. 이씨는 이 사고로 운전면허가 취소됐지만 보험사 측에는 이튿날 오후 4시께 사고가 났다며 수리비를 청구해 4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외국계 회사 매니저 김모씨(23)는 4월20일 저녁께 송파구 잠실동의 이면도로를 걷던 중 자신을 앞지르려던 승용차와 부딪혔다고 주장해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370만원을 받아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로부터 돈을 뜯으려던 이들도 적발됐다. 회사원 전모씨(28)는 7월25일 새벽 1시께 고가의 외제차를 몰던 중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이모씨(27)의 그랜저 승용차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이씨가 가입한 보험사 측에 치료비와 차량수리비 450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우연히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도망치는 이씨를 보고 뒤쫓아가 돈을 뜯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리주차(발레파킹) 중 고객의 포르쉐가 건물 외벽에 긁히자 자신의 차와 교통사고가 났다고 속여 보험금을 받아내려던 모 대형식당 업주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으면서도 죄의식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부유층의 도덕성 결여에 따른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수사 강도를 높여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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