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로봇' 큐렉소, 640억 증자 참여할까…"주총서 결판"

입력 2014-10-15 14:40  

[ 노정동 기자 ] 의료용 로봇을 제조하는 큐렉소가 미국에 있는 핵심 자회사의 대규모 증자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렉소의 해외 자회사인 씽크서지컬(Think Surgical, Inc.)은 전날 운영자금 641억4600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종류주식 1500만주가 새로 발행되며, 주당 액면가는 4276원이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증자로 큐렉소는 이 회사 지분 48%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씽크서지컬은 이번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로봇기술 개발, 인건비, 미국 내 영업과 마케팅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큐렉소가 2007년 100% 출자해 설립한 씽크서지컬은 큐렉소의 핵심 자회사 중 한 곳이다. 의료용 로봇을 만들고 있는 큐렉소의 대부분의 기술개발이 이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큐렉소는 당초 이번 증자 과정에서 절반 가량의 지분 만큼 출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사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회사가 주요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큐렉소 관계자는 "의학용 로봇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이 필요한 분야"라며 "해외 자회사가 회계상 연결기준 실적으로 계상되면서 영업손실이 나다 보니 주주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큐렉소는 2011년 71억원, 2012년 142억원, 2013년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벌써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큐렉소는 다음달 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씽크서지컬 출자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결의안을 상정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주총 상정으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큐렉소는 현재 로봇사업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한국야쿠르트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무역업으로 매출액의 90% 가량을 채우고 있다. 2011년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이 회사를 인수한 한국야쿠르트가 양수한 것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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