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경영진, LG 찾아 訪韓…LG, 서남아 휴대폰 부품시장 '금맥' 캔다

입력 2014-10-15 22:35   수정 2014-10-16 14:55

[ 남윤선/박영태 기자 ]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인도 1위이자 세계 12위 휴대폰 업체인 마이크로맥스에 부품과 소재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맥스 최고경영진이 최근 방한해 논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LG는 마이크로맥스가 인도를 포함한 서남아시아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휴대폰 메이커여서 기대가 큰 표정이다.

무케시 굽타 마이크로맥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LG화학, LG디스플레이의 휴대폰 담당 임원들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선 LG화학의 휴대폰배터리와 LG디스플레이의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납품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맥스는 2000년 소프트웨어 업체로 시작해 2008년부터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동 창업한 라울 샤르마가 현지 소비자들이 부족한 전기 때문에 트럭 배터리에 휴대폰을 충전하는 모습을 보고, 한 달 넘게 유지되는 대형 배터리를 적용한 휴대폰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조달해 판매한 것이 시초였다.

마이크로맥스는 인도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디자인을 더한 휴대폰을 공급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올 2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인도 휴대폰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인도 내에 12만개가 넘는 매장에서 제품을 팔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유통망을 갖췄다. 빠른 성장세 덕에 ‘인도의 샤오미’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마이크로맥스 입장에선 ‘인도의 샤오미’는 섭섭한 별명이다. 중국 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샤오미와는 달리 마이크로맥스는 이미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인근 서남아 국가에도 진출해 있다.

서남아 지역은 인구가 많은 데다 1인당 소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세계 휴대폰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지난 2분기에만 서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9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세계 12위 메이커로 뛰어올랐다. 일본 소니와 불과 30만대 차이다.

마이크로맥스가 LG를 찾은 건 최근 휴대폰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중국 OEM 업체들에 생산을 맡겼으나, 지난 4월부터 인도 북부에 공장을 지으며 자체 제조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선두권 업체인 LG를 찾은 것이다.

LG 부품사들은 수년 전부터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LG전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덕분에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과도 3~4년 전부터 거래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LG 부품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서남아 시장은 인구가 많은 데다 넓은 영토에 비해 아직 통신인프라가 덜 발달해 휴대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LG 부품 계열사로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박영태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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