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내 음주 '낭만과 일탈' 사이…

입력 2014-10-1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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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형주 기자 ] 대학 축제 때마다 학내 음주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서울대 일부 교수가 공개적으로 ‘캠퍼스 내 음주 반대’ 운동에 나서 주목된다.

‘좋은 교육을 위한 교수모임’ 소속 교수들은 서울대 축제(9월29일~10월1일)를 앞둔 9월 말부터 대학 내 순환도로 변 곳곳에 ‘서울대 교정에서 음주를 금지합시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학생들에게 음주를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 120명이 속한 이 모임이 특정한 일에 현수막을 내건 것은 2003년 출범한 이래 처음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강신후 재료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총장선거 때마다 학교 측에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자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교수모임은 캠퍼스 내 음주행위가 ‘교육’이라는 대학 본연의 목적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학생들이 음주를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미국에선 아예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한 대학(dry campus)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교수모임의 음주 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에서 음주를 금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교수들 사이에 공감대가 약하다. 한 교수는 “캠퍼스 내 음주는 대학생활의 낭만 중 일부”라며 “학생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될 일을 교수가 나서 금지를 주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학생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많은 학생이 “축제 때 막걸리 한두 잔 마시는 걸 가지고 교수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반면 한 학생은 “이번 기회에 대학 내 음주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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