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박신영/박한신 기자 ] KB금융그룹 현직 임원과 외부 금융전문가 10명 중 8명은 차기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과 행장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10명 중 7명은 회장이 반드시 내부 출신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또 차기 회장은 내부 갈등 봉합을 급선무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19일 KB금융 지주사 및 계열사 임원 5명과 외부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외부 전문가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다. 나머지는 실명 공개를 거부했다.
회장-행장 ‘분리’가 ‘겸임’보다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8 대 2로 많았다. 박 회장은 “겸임한다면 지주사와 회장직을 없애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회장이 전쟁을 지휘한다면 행장은 전투를 지휘하는 것처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분리가 바람직하지만 KB금융의 역대 회장-행장 간 갈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겸임한 뒤 분리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 원장은 “조직 안정 등을 위해 1년 정도는 겸임을 하고 회장이 새로운 행장을 뽑는 것이 좋다”며 “다만 회장이 행장 선출권을 확실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은 확실한 갈등 봉합책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배구조 개선, 인사 개혁안 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기 회장이 KB 내부 출신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7명이 “큰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반드시 내부 출신 또는 외부 출신, 둘 중 하나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한 외부 전문가는 “회장 후보 4명 중 국민은행 출신의 진짜 내부 출신이 한 명도 없는 마당에 내부냐, 외부냐를 고집할 이유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일규/박신영/박한신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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