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에도 원금손실 우려되면 中본토 투자 채권형펀드 관심을"

입력 2014-10-20 07:02  

中 내년 7%대 고성장
질적으로 경제 호전
길게 보면 투자 매력 커
IT·게임·바이오株 유망



[ 안대규 기자 ]
“중국 본토 주식 투자 때 원금 손실이 염려되는 투자자라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습니다.”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의 박기현 리서치센터장(사진)은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중국 본토 채권이 투자 유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초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점이 주요 근거다. 박 센터장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작년과 비교해 낮아질 것으로 보여 추가 경기부양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년 2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중앙은행이 대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값이 올라가 채권투자자들의 수익이 커진다.

일부 국내 증권사는 중국 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형태의 채권형펀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공모형태의 채권형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후강퉁 투자는 장기전 모드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균 3.8%, 미국 등 선진국은 2.3%, 신흥국은 5%대다. 이에 비해 중국은 7.1%로 여전히 7%대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는 앞으로 중국 경제 지표를 과거와 비교하면 모두 안 좋을 것이라면서도 자산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어 중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경제가 오히려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호재”라고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박 센터장은 “후강퉁 제도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밀려오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3개월간 반짝 급등세를 보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후강퉁의 ‘반짝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증시의 상승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07년 6000을 넘기도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반 토막난 이후 지금은 2400선에 근접한 상태다. 그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주가지수 상승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그리스, 포르투갈, 중국”이라며 “중국 주식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9배로 전 세계 평균치 15배보다 크게 낮다”고 말했다.

○노동집약 수출株 피해야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내 종목을 고를 때 노동집약적 산업의 수출주력 기업들을 피해야 한다고 그는 경고했다.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산업이 건설, 중공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정보기술(IT) 등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중국의 인건비가 최근 급속히 오르면서 중국 내 수출주력 기업의 실적도 장기적으로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내수와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계속 노동자 임금을 올리고, 기업 배당을 늘리도록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내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옮기고 있다”며 “중국 내 노동집약적 산업의 기업 실적도 장기적으로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업종, 게임, 바이오 종목 유망

중국 기업 가운데 ‘숨은 진주’로 IT 업종이나 게임 관련 업종, 바이오 업종을 추천했다. 철강 조선업종 주식에 대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모두 공급 과잉상태”라며 “주가도 계속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인프라투자로 일부 종목은 계속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수에 영향을 받는 소비재주는 단기적 투자처라기보다 장기적인 투자처로 알맞다. 그는 “중국 GDP 구성 요소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30% 수준인데 앞으로 선진국 수준(60~70%)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자본시장이 제대로 개방이 안 돼 글로벌 경기 변수보다는 내부 변수에 더 민감하다”며 “중국 내부에 정통한 증권사와 거래를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박기현 센터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며 10여 차례 ‘베스트애널리스트’ 상을 받았고 2008년엔 세계적 경제정보매체인 톰슨-로이터로부터 철강 금속 분야에서 아시아 최우수 애널리스트 상을 수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상하이와 홍콩 내 리서치센터가 있고, 국내 유일 중화권 증권사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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